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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공지한은 마음속 충동을 겨우 억누르며 물었다. “같이 나가서 밥 먹을래요?” 임윤슬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게 두 사람은 나란히 호텔 문을 나섰다. 길을 따라 걷는 동안 두 사람은 아무 얘기도 나누지 않았지만 전혀 어색하거나 불편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임윤슬은 그저 이 길이 끝없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두 사람은 교민이 운영하는 샤부샤부 집 앞에 멈춰 섰다. 공지한이 물었다. “샤부샤부 먹을래요?” 임윤슬은 얼굴에 웃음을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녀는 순간 공지한이 혹시 기억을 되찾은 게 아닐까 의심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바로 샤부샤부였기 때문이었다. 공지한 역시 자신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샤부샤부 집을 보자 머릿속에 한 여인과 즐겁게 샤부샤부를 먹던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자연스레 발걸음을 멈춘 뒤 옆에 있는 임윤슬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신난 듯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두 사람은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장사는 꽤 잘 되는지 외국인 손님들도 여러 명 있었다. 그들은 안쪽 자리로 안내받아 앉았다. 주인아줌마는 우툰국 사람이었고 두 사람이 들어서자 환하게 웃으며 맞이했다. 주인아줌마는 메뉴를 공지한에게 건넸다. 공지한은 메뉴를 보더니 뭘 시켜야 할지 몰라 눈살을 찌푸렸다. 주인 아줌마는 곁에서 기다리며 친근하게 말을 걸었다. “신혼여행 오셨나요? 빈스는 도우럽에서도 가장 로맨틱한 도시 중 하나예요.” 그녀는 공지한을 보며 말을 덧붙였다. “나중에 아내분 데리고 셰우스 광장도 구경 가고 교회도 한 번 들러보세요.” 임윤슬은 공지한 손에서 메뉴를 받아 두 사람의 취향에 맞춰 빠르게 주문을 마쳤다. 메뉴를 주인아줌마에게 건네, 아줌마는 웃으며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는 자리를 비웠다. 아줌마가 떠난 뒤, 공지한이 고개를 들어 임윤슬을 바라보았다. 그 시선이 너무 곧게 향해 와 임윤슬의 얼굴은 금세 붉어졌다. 그녀는 부끄러운 듯 얼굴을 만지며 물었다. “왜, 왜 그래요? 제 얼굴에 뭐가 있나요?” 공지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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