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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바로 위층, 2303호예요.” 공지한이 대답했다. “이런 우연이 다 있네요.” 임윤슬이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 곧 엘리베이터가 22층에 도착하자 임윤슬은 아쉬운 마음으로 공지한에게 인사했다. “먼저 들어갈게요. 잘 자요.” 공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엘리베이터 문 너머로 한 사람은 안에, 한 사람은 밖에 서 있는 채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임윤슬은 엘리베이터 문이 완전히 닫히고 숫자가 23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서야 아쉬움을 뒤로하고 방으로 돌아섰다. 문 앞까지 걸어가자 허운재가 그녀 방 앞 벽에 편하게 기대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캐주얼 정장 차림이었다. 모델 같은 체형과 정교하게 잘생긴 얼굴은 로맨틱한 도시 빈스에서도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허운재는 손에 휴대폰을 들고 있었는데 소리를 들어보니 영상을 보고 있는 듯했다. 임윤슬이 가까이 가며 물었다. “여기서 뭐 하고 있어요?” 허운재는 깜짝 놀라 하마터면 휴대폰을 떨어뜨릴 뻔했다. “왜 발소리도 안 나게 걸어와요? 깜짝 놀랐잖아요.” 그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운재 씨가 휴대폰에 몰입한 거잖아요. 게다가 카펫 위에서는 원래 발소리가 안 나요.” 임윤슬은 억울한 목소리로 말하면서 카드로 문을 열었다. 그런데 허운재도 자연스레 따라 들어왔다. “무슨 일로 찾아왔는데요?” 임윤슬은 솔직히 허운재가 그렇게 친한 사이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계속 곁에 맴돌면서 도움을 주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공지한 일도 그와는 전혀 상관없는데 말이다.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길래 걱정돼서요. 여기서는 모르는 사람도 많잖아요. 혹시 무슨 일 생기면 어쩌나 싶어서요.” 허운재가 당당하게 말했다. 임윤슬은 단호하게 말했다. “지한 씨 일은 정말 운재 씨 잘못이 아니에요. 이렇게까지 할 필요 없어요. 이제 돌아가서 본인 일 보세요. 우현 씨가 여기서 다 처리할 테니까요.” “지한 씨 때문에 남은 거 아니에요.” “그럼 이유가 뭔데요?” 임윤슬은 고개를 갸웃했다. 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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