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3화
공지한은 임윤슬의 손을 꼭 잡고는 그녀를 바라봤다. 그 눈빛에는 흔들림 없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그는 다시 공주를 향해 시선을 돌리며 낮고 단단한 목소리로 말했다.
“공주 전하, 제 선택은 변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기억을 잃었지만 다시 기억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해도 저는 이미 윤슬 씨를 다시 사랑하게 됐습니다.”
그의 깊은 시선이 임윤슬을 향했다.
임윤슬 역시 애정 담긴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맞닿는 순간, 공기마저 달콤하게 변한 것 같았다.
공주는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후후, 농담이야. 내가 누구야 한 나라의 공주라고.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붙잡을 만큼 속 좁진 않아.”
임윤슬은 한 걸음 다가서며 정중히 말했다.
“공주 전하, 지한 씨를 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강진에 놀러 오세요. 제가 제대로 모실게요.”
공주는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봤다.
‘도대체 나는 어디서 진 거야? 얼굴? 몸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밀릴 이유는 없는데 말이야.’
하지만 사랑이란 게 그런 법이다. 기준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그 사람’ 자체가 기준이 된다.
키가 크든 작든, 말랐든 뚱뚱하든, 사랑하는 사람이면 그 자체로도 충분하다.
그래서일까. 기억을 잃었어도 누군가를 향한 사랑의 본능은 결코 변하지 않는 법이다. 상처 주기를 주저하고 차마 거절하지 못하며 먼저 곁에 다가서려는 내면의 뜨거운 열망이 이토록 명백히 드러났다. 그 간절함은 이미 뼈에 깊이 새겨져 있었다.
“좋아. 다시는 이 사람 놓치지 마.”
공주가 담담하게 말했다.
임윤슬은 온 힘을 다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거예요.”
그녀는 공지한의 손을 꼭 잡았다.
공주는 공지한을 꼭 안아주고는 그의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안녕, 제로.”
그녀는 곧 손을 놓고 발걸음을 돌렸다.
“기회가 되면 펠리아에도 놀러 와.”
그 말을 남기고는 고개 한 번 돌리지 않은 채 걸음을 옮겼다.
이윽고 유람선은 출항했다. 잔잔한 파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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