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1화
점심 식사가 끝난 뒤, 공주희와 유재윤은 눈치껏 하나는 식탁을 치우고 하나는 설거지를 맡았다. 손놀림이 어찌나 빠른지 마치 숙련된 알바생 같았다.
그사이 공지한은 임윤슬을 거실 소파에 앉히고는 TV를 틀었다.
임윤슬은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어 몸을 일으켰다.
“나도 가서 도와야 하지 않을까요?”
“윤슬 씨가 힘들게 요리했잖아요. 치우는 건 당연히 그들이 해야죠.”
공지한은 차가운 눈빛으로 식탁을 닦고 있는 유재윤을 흘겨봤다.
“맞아요. 형수님은 좀 쉬세요. 저랑 주희가 다 할게요!”
유재윤은 다급한 목소리로 대답하며 고개를 푹 숙이고 더 열심히 손을 놀렸다.
그리고 속으로는 중얼거렸다.
‘주희 말이 맞았어. 기억 잃은 지한 형은 전보다 더 무섭다니까...’
유재윤이 테이블 정리를 마친 그때, 지세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유재윤, 너 지금 어디야? 왜 아침 회의 안 왔어?”
“세원 형, 그게... 주희랑 같이 지한 형 보러 왔어.”
유재윤은 괜히 말끝을 흐리며 공주희와 공지한을 핑계 삼았다.
“그래? 주희도 같이 있어? 이따가 우리도 갈게.”
전화를 끊은 유재윤은 조심스레 거실로 나왔다.
“지한 형, 형수님, 세원 형이랑 이따가 온다는데요?”
“그래요? 그럼 장 보러 나가야겠네요. 다들 뭐 먹고 싶어 할까... 샤부샤부 집 어때요?”
임윤슬이 유재윤에게 물었다.
유재윤은 임윤슬을 바라보다가, 또 굳은 표정을 한 채 옆에 앉은 공지한을 힐끔 보고는 입꼬리를 겨우 끌어올렸다.
“좋죠! 샤부샤부 집 완전 좋습니다!”
그때 설거지를 마친 공주희가 부리나케 나왔다.
“재료는 저희가 사 올게요. 언니는 육수만 준비하시면 돼요.”
임윤슬에게 일을 더 시키면 당장이라도 공지한에게 쫓겨날 판이었다.
공주희는 서둘러 앞치마를 벗고는 유재윤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두 사람이 나가고 나서 임윤슬은 공지한을 바라봤다. 그의 얼굴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
“지한 씨, 왜 그래요? 예전에 지한 씨랑 제일 친했던 사람들이잖아요. 다들 지한 씨 걱정돼서 온 거예요.”
“기억 안 나요.”
공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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