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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나는 괜찮다. 걱정하지 말거라. 사실 요 며칠 마음이 좀 불안했단다. 지한이는 출장을 갔다 하고 너도 일이 있다고 연락이 안 되니 마음이 하루 종일 조마조마했어. 그래도 이렇게 돌아와 줘서 정말 다행이구나.” “죄송해요, 할아버지. 걱정 끼쳐드렸죠. 그때 폭발 사고가 나고 지한 씨 소식이 끊겨서 차마 말씀드릴 수가 없었어요.” 임윤슬은 그때의 절망이 떠올라 목이 메었다. 공지한이 생사를 알 수 없던 그 순간,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공대훈은 잠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도 하늘이 도왔다. 내가 먼저 지한이를 보내는 일은 없게 해줬어. 그건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고통이었다.” 그는 감격스러운 듯 한숨을 내쉬더니 또 물었다. “지한이는 병원에 다녀갔고? 의사 말로는 어떠냐? 기억은 돌아올 수 있고?” “네, 진료는 받았어요. 폭발 때 충격으로 뇌에 작은 혈전이 생겼는데 그게 신경을 눌러서 그렇대요. 의사는 수술은 권하지 않으셨어요. 자극을 받거나 혈전이 흡수되면 기억이 자연스럽게 돌아올 수도 있다고 해요. 지금 지한 씨는 아주 건강해요.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임윤슬은 혹시라도 공대훈이 걱정할까 봐 설명을 덧붙였다. “그래, 수고 많았구나, 윤슬아, 네가 아니었으면 지한이도 이 세상에 없었을 게야.” “그럴 리가요, 할아버지. 지한 씨는 제 남편이에요. 우리 아이들 아빠고요. 지한 씨를 절대 이대로 보낼 수 없지요." 공대훈은 눈가에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제 가서 애들 봐주거라. 난 좀 쉬마.” “네, 할아버지.” 임윤슬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녀가 떠나기 전, 공대훈은 굳이 두루마리 그림을 다시 포장해 임윤슬에게 내밀었다. “이건 꼭 가져가거라.” 임윤슬은 마지못해 받아들고는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그래. 가 보거라.” 공대훈은 손을 내저으며 따뜻한 눈빛으로 그녀를 배웅했다. 임윤슬은 할아버지 방으로 들어가는 걸 확인한 뒤에서야 그림을 들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부엌을 지나는데 마침 공지한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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