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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오빠, 새로 산 침구가 아직 세탁이 덜 됐어. 이건 몇 번 쓰긴 했는데 깨끗하게 빨아 둔 거야. 내일 제가 새 걸 다시 빨아서 챙겨줄게. 오늘은 이걸 먼저 써.” 임윤슬은 베개 커버를 씌우며 말했다. 부모님 방을 정리하다 보니 세탁해 둔 새 침구 세트가 딱 한 벌뿐이라는 걸 그제야 알았다. “괜찮아, 난 그런 거 신경 안 써. 임무 나가면 산속에서도 자는데 침구가 뭐 문제겠어.” 허운재가 옆에서 이불을 잡아 주며 말했다. 군대 출신다운 손길이었다. 이불이 그의 손끝에서 딱 떨어지게 정리됐다. 임윤슬은 그 반듯한 모양새를 보고 감탄하며 엄지를 세웠다. 허운재는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임윤슬은 조용히 웃었다. 허운재와 처음 만났던 순간이 떠올랐다. 서늘한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은 그는 윤하영과 함께 나타났었다. 겉으로는 온화하고 품격 있는 모습이지만 어딘가 군인 같은 강단과 투박한 기운까지 함께 묻어 있던 사람이었다. 그때는 그냥 타고난 분위기인 줄 알았는데 지금 돌아보면 모두 잠입을 위한 가면에 가까웠다. 지금의 허운재야말로 본래의 모습이었다. 마음이 곧고 단단하며 정의로운 데다가 성격까지 더할 나위 없이 온화했다. 윤하영의 얘기에 임윤슬의 눈빛이 조금 가라앉았다. 그녀의 죽음에 대해 허운재와 우현에게 들은 말들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공지한이 기억을 되찾게 되면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녀가 공지한 대신 총을 맞았으니 말이다. 윤하영이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도 공지한에게만큼은 진심이었던 같았다. 허운재는 멍하니 있는 동생을 보며 손을 흔들었다. “무슨 생각을 해? 왜 가만히 있어?” 임윤슬은 정신을 차리고는 부드럽게 웃었다. “별거 아니야. 오빠랑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올라서. 그때 오빠가 도와주지 않았으면...” “윤하영이 생각난 거지?” 임윤슬의 입에서 첫 만남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허운재는 곧바로 눈치챘다. 당시 그는 윤하영과 함께 파티에 갔었고 임윤슬에게 약을 먹인 장본인은 윤하영이었다. 뜻밖의 직설에 임윤슬은 잠시 말을 잃었다. 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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