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8화
허운재의 마음속에서는 울분이 터졌다.
‘솔로는 서러워서 어디 살겠어?’
공지한이 뜨끈한 두유를 담은 컵을 임윤슬 앞에 내려놓았다.
“따뜻할 때 마셔요. 윤슬 씨가 좋아하는 두유예요.”
임윤슬은 미소를 짓고는 컵을 들어 한 모금 넘겼다.
“진짜 맛있네요.”
공지한은 조용히 손을 뻗어 임윤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두 사람의 손이 자연스럽게 맞잡혔다.
“지한 씨는요? 한입 마셔봐요.”
임윤슬이 먹여주자 공지한은 자연스럽게 한 모금 마셨다.
“이미 먹었어요. 다들 식사 마쳤으니 바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따가 차고에 있는 승합차로 가요. 사람 많잖아요.”
“역시 우리 여보는 참 세심하네.”
임윤슬은 아낌없이 칭찬을 건넸다. 게다가 예전에는 늘 ‘지한 씨’라고 불렀는데 전날 밤 ‘여보’라는 말이 입에 익어버린 탓인지 오늘 무심코 흘러나왔다.
허운재는 이젠 정말로 한계라고 느꼈다. 곁에서 태평하게 먹는 일에만 집중하는 조카들을 보며 이런 생각이 스쳤다.
‘아무래도 얘들은 벌써 적응이 됐구나. 부모님 애정 행각에 너무 익숙해져서 반응조차 없다니. 아니, 너무하네. 최소한 옆에 버젓이 앉아 있는 내 기분이라도 좀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만하시지? 나 없는 사람 취급이야? 솔로인 내 기분도 신경 좀 써주라고.”
허운재가 투덜거리고 있을 때, 허웅정 박진주 부부가 손을 맞잡고 정원에서 걸어 들어왔다.
“무슨 일인데?”
박진주는 늘 그렇듯 단정한 걸음으로 다가오며 온화하게 물었다.
허운재는 부모님이 다정하게 손을 잡고 들어오는 모습을 보는 순간 또 한 번 정신이 뒤집히는 듯했다.
하늘을 보며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숙여 말없이 만두만 먹었다.
박진주는 아들이 반응이 없자 허웅정을 향해 장난스럽게 투정을 부렸다.
“여보, 당신 아들 좀 봐.”
허웅정은 허운재를 한 번 흘겨보고는 서둘러 아내를 달랬다.
임유승이 우유를 다 마시고 컵을 내려놓았다.
“외할머니, 삼촌이 자기가 싱글이라고 좀 더 챙겨달래요.”
박진주는 콧소리를 냈다.
“여자친구 만들라고 할 때는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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