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4화
“유나도 같이 갈 거예요.”
임유나가 갑자기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며칠밖에 함께 지내지 않았는데도 아이들은 금세 세 사람과 친해졌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감정은 가장 순수하지 않은가. 자신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는 사람에게는 스스럼없이 마음을 열게 마련이다.
외삼촌과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의 깊은 애정을 느낀 아이들 역시 자연스레 마음이 기울었다.
임유나의 한마디가 떨어지자 식탁은 순간 잠잠해졌다.
박진주와 허웅정은 놀라움과 기쁨이 한꺼번에 밀려온 얼굴이었다.
사실 두 사람은 돌아가는 항공편을 예약할 때부터 딸에게 함께 경태로 가 보지 않겠냐고 묻고 싶었다.
하지만 결혼해서 가정을 꾸린 딸에게 괜히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얘기도 못 하고 그냥 넘겼었다.
그런데 임유나가 먼저 나서서 같이 가자고 하니 기쁠 수밖에 없었다.
딸과 사위가 함께 가준다면 더 좋지만, 시간이 안 된다면 손주들만이라도 데리고 내려가 왕할아버지, 왕할머니를 뵙게 하고 싶었다.
허운재는 임윤슬이 돌아오든 말든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그녀의 모든 선택을 존중하기로 했다.
어디 있든 임윤슬이 그의 여동생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을 테니까.
다만 부모님과 할아버지, 할머니는 분명 큰 기대를 하고 있을 것이다.
임윤슬은 부모님을 바라봤다. 두 사람의 눈빛에는 기대가 가득했다.
그녀는 다시 공지한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공지한은 조용히 미소를 띠며 걱정하지 말라는 듯 든든한 눈빛을 건넸다.
단지 눈빛 하나였지만 그녀는 그의 마음을 읽었다. 어디를 가든 자기는 함께할 거라는 뜻이었다.
임유나는 모두가 말을 아끼자 고개를 갸웃했다.
“엄마, 저 삼촌이랑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랑 같이 가면 안 돼요?”
임윤슬은 부모님을 한번 보고, 또 딸을 한 번 더 보더니 천천히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되지. 당연히 되지.”
“우와! 엄마, 그럼 오빠도 같이 면 안 돼요? 오빠 없으면 안 된단 말이에요!”
임유나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오빠와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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