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0화
“정말요?”
김시아는 슬쩍 지세원을 바라봤다.
그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는 듯 밥만 먹고 있었다. 둘이 무슨 얘기를 하든 들리지도 않는다는 태도였다.
그 모습을 본 김시아의 마음이 순간 찬물처럼 식더니 곧 다시 불길처럼 치솟았다.
이렇게 어려운 남자를 내 사람으로 만들었을 때 비로소 진짜 재미가 생기는 법이라고, 그녀는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게다가 양쪽 집안 모두 두 사람이 연애 중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김시아는 마음만 먹으면 약혼이든 결혼이든 술술 풀릴 거라고 생각했다. 먼저 움직이기만 하면 지세원이라는 남자를 무조건 손안에 넣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공주희와 무슨 사이인지 굳이 생각도 하지 않으려 했다.
김시아에게는 단 하나, 이 남자를 반드시 자기 남자로 만들겠다는 목표만 존재했다.
식탁 위에는 세 사람이 앉아 있었지만 분위기를 끌어가는 건 김시아뿐이었다.
김시아는 한기영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분위기를 띄웠고 한기영은 입꼬리가 귀에 걸린 듯 신이 났다.
오직 지세원만 말없이 조용히 밥을 먹었다.
지세원은 밥 한 그릇을 비우고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배부르네요. 둘이서 천천히 드세요.”
한기영이 그의 팔을 붙잡았다.
“잠깐. 너 내일 회사 가지 마.”
지세원이 눈썹을 올렸다.
“왜요?”
어머니가 또 어떤 생각을 품은 건지 알 수 없었다.
한기영은 기다렸다는 듯 주머니에서 티켓 두 장을 꺼냈다.
“여기. 이미 표도 샀어. 내일 아침에 시아 데리고 연극 보러 가. 시아한테도 물어봤는데 시간 있다더라. 너는 여자를 만나면서도 데이트란 걸 할 줄을 몰라. 일, 회의, 돈 버는 것밖에 모르지. 돈이 애를 낳아주냐?”
그 말에 김시아의 얼굴이 빨개졌다. 기가 막히게도 지세원과의 아이를 상상해 버리고 말았다.
아이를 키우는 건 귀찮은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지세원을 닮은 아이라면... 그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지세원은 미간을 좁혔다. 어머니의 억지스러운 추진력 앞에서는 늘 힘이 쭉 빠졌다.
“내일 일정 있어요.”
“무슨 일정? 말해봐.”
한기영의 표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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