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8화
유재윤은 얼굴이 붉어지더니 눈가에 웃음을 띠며 말했다.
“형수님, 시작이 엄청 중요한 거 아시죠? 빼면 안 돼요.”
임윤슬은 유재윤의 심술궂은 웃음을 보더니 갑자기 후회가 밀려왔다.
‘아, 트루스로 할 걸... 어차피 말 못 할 비밀도 없는데 말이야.’
유재윤은 테이블 위 포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형수님, 입으로 지한 형한테 포도 한 알 먹여줘요. 손은 쓰지 마시고요.”
임윤슬은 얼굴이 빨개졌다. 유재윤의 속셈이 뻔히 보였기 때문이다.
한편 공지한은 옆에서 입꼬리를 올린 채 아내가 건네줄 키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 전 유재윤은 공지한의 눈치를 보고서야 임윤슬이 수행해야 할 벌칙을 얘기했다.
그 과정을 지예빈은 똑똑히 봤다.
“재윤 오빠, 이건 윤슬 언니를 벌주는 게 아니라 지한 오빠만 땡잡게 되었잖아요. 솔직히 말해요. 지한 오빠가 머 주기로 했죠? 그렇지 않고서야 왜 지한 오빠 좋을 대로 해줘요?”
임윤슬은 고개를 돌려 공지한을 의아하게 바라봤다.
공지한은 그녀의 손을 가볍게 잡고는 말했다.
“예빈이가 괜히 그러는 거예요. 내가 무슨 돈이 있어서 재윤이를 매수하겠어요. 통장도 월급도 다 윤슬 씨한테 맡겼는데요.”
오글거리는 말에 사람들은 밥맛이 뚝 떨어졌다. 심지어 질투 섞인 야유까지 곁들였다.
임윤슬은 괜히 눈을 흘겼다.
하지만 공지한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해맑게 앉아 있었다.
며칠 전, 공지한은 느닷없이 자신의 전 재산을 임윤슬에게 넘겨주더니 경제권을 아내가 잡고 있으면 집에 복이 들어온다는 말을 인터넷에서 봤다고 했다.
임윤슬은 황당한 표정으로 그가 건넨 두툼한 집문서 뭉치와 은행 통장, 그리고 알아볼 수 없는 서류들을 바라보다가 전부 금고에 넣어버렸다.
‘내가 경제권 안 잡았을 때도 돈 잘 벌었으면서...’
사람들의 호응 속에서 임윤슬은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숙여 포도를 하나 가볍게 깨물었다.
그리고 살짝 앞으로 다가가 공지한의 입가에 가져갔다.
공지한은 그녀의 뒤통수를 받치듯 손을 올리고는 먼저 입을 맞췄다.
포도를 자연스레 받아 물면서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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