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3화
몇 시간이 지났는데도 박진주는 원피스가 너무 마음에 들어 벗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중요한 얘기를 아직 딸에게 하지 않은 게 떠올라 빌라 안에서 임윤슬을 찾고 있었다.
가는 길에 임유승, 임유나와 마주쳤는데 두 꼬마가 원피스 예쁘다며 칭찬을 날리자 박진주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박진주는 1층 정원에서 임윤슬을 찾았다. 임윤슬은 정성껏 화단의 꽃들에게 물을 주고 있었다. 비록 정기적으로 관리인을 통해 손질을 받지만 경태로 출발하기 전에는 직접 물을 주고 싶었다.
박진주를 보자 임윤슬은 물뿌리개를 내려놓고 말했다.
“엄마.”
박진주는 임윤슬의 손을 잡고 정원의 긴 벤치에 함께 앉았다.
“윤슬아, 아빠랑 얘기했는데 경태로 출발하기 전에 지한이 할아버지 댁에 들러보는 건 어떻겠어? 불편해하실 수도 있으니 지한이 의견을 한 번 물어봐. 아빠가 경태에서 할아버지께서 소장하시던 다기 한 세트를 가져오셨거든. 지난번에 지한이 할아버지께서 우리에게 그림을 선물하셨으니까 우리도 답례를 해야지.”
“그럼요. 지한 씨도 분명 괜찮다고 할 거예요. 지금 바로 얘기해서 할아버지께 오늘 저녁에 찾아뵌다고 전화할게요.”
역시 부모님은 그녀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신경 쓰고 계셨다.
임윤슬은 기쁜 마음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공지한을 찾으러 가려 했다.
그러다가 발걸음을 멈추더니 박진주를 향해 또박또박 말했다.
“엄마, 정말 고마워요. 아빠한테도 오빠한테도 정말 고맙고요.”
박진주는 총총 뛰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귀여워라.”
임윤슬이 방으로 돌아갔을 때, 임유승과 임유나는 그녀의 캐리어 위에 올라타 있었다.
공지한은 캐리어를 밀어주며 방 안을 빙빙 돌았고 두 아이는 신이 나 깔깔 웃었다.
임윤슬은 아이들에게 다치지 않게 조심하라고 일러두고는 공지한에게 말했다.
“지한 씨, 부모님이 오늘 저녁에 할아버지 댁에 다녀오자고 하셨어요. 마침 시간도 괜찮은데 오늘 본가에 들를까요?”
“좋아요! 왕할아버지 뵙는 거예요? 저 왕할아버지 댁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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