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4화
박진주는 임윤슬이 만들어준 원피스를 곱게 차려입고 있었다. 허웅정과 허운재 역시 셔츠에 정장까지 갖춰 입어 한껏 단정한 모습을 보였다.
임윤슬은 부모님의 차림을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아빠, 엄마, 너무 차려입으신 거 아니에요?”
그러고는 똑같이 정장 차림의 허운재를 바라봤다.
반면 그들 네 식구는 모두 캐주얼 차림이라 임윤슬은 진지하게 고민에 빠졌다.
“지한 씨, 우리도 옷 갈아입는 게 나을까요?”
박진주는 허웅정의 팔에 손을 얹고 서 있었다. 두 사람은 모두 몸매 관리가 잘 되어 있어 기품이 넘쳐흘렀다.
“우린 손님으로 가는 거니까 처음 찾아뵙는데 당연히 예의를 갖춰야지. 너희는 편하게 입어도 돼.”
박진주의 말에 임윤슬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정장 차림의 허운재를 바라보더니 문득 첫 만남이 떠올라 미소가 번졌다.
“우리 오빠 정장 입으니까 멋있네.”
옆에 서 있던 공지한이 바로 투덜거리듯 끼어들었다.
“윤슬 씨 남편만큼은 아니죠.”
그 말에 허웅정과 박진주는 웃음을 터뜨렸고 박진주는 일부러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확실히 우리 사위가 정장 입은 게 더 멋있긴 하지.”
허운재는 기가 막힌다는 듯 눈을 뒤집었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윤슬아, 네 남편 질투가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어떻게 참고 살았어?”
공지한은 전혀 민망하거나 얼굴을 붉히지 않고 태연한 표정이었다.
박진주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경찰 제복이라면 네 오빠가 더 멋있을 거야.”
공지한은 피식 웃으며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장모님은 역시나 공평하시군.'
경찰 제복을 입고 국민을 수호하는 허운재보다 더 멋진 남자는 없을 테니까.
허웅정이 공대훈에게 주려고 준비한 다기 세트를 챙긴 후 온 가족은 저녁 식사를 위해 저택으로 서둘러 향했다.
공대훈은 예전과 똑같이 미리 전화해서 그들에게 어디까지 왔는지 물었고 진헌수와 함께 대문 앞에서 일찌감치 기다리고 있었다.
임유승과 임유나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멀리서 왕할아버지를 발견하자마자 창문을 내리고 큰 소리로 불렀다.
“왕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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