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5화
진헌수는 서둘러 모두를 집안으로 안내했다.
공대훈은 손등으로 눈가를 훔치더니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어서 안으로 들어오세요. 나이 먹으니 괜히 눈물이 많아지네요.”
사람들은 빌라 안으로 들어섰다.
김순자는 이미 과일을 한가득 씻어 거실 테이블에 내놓았고 부엌에서는 맛있는 음식 냄새가 흘러나왔다.
공대훈은 허웅정 부부를 향해 말했다.
“과일 먼저 드세요. 음식도 거의 다 됐어요. 조금만 기다리면 바로 먹을 수 있을 겁니다.”
임유승은 허웅정에게 미리 당부받은 상자를 꺼냈다.
그 안에는 자줏빛이 은은하게 도는 다기 세트가 들어 있었다.
“외할아버지가 왕할아버지께 드리라고 하셨어요. 차 드실 때 쓰시면 좋을 것 같대요.”
임유승은 두 손으로 공손하게 내밀었다.
공대훈도 두 손으로 상자를 받아 조심스럽게 열어 보았다.
다기 세트를 꺼내 이리저리 살피며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가 허웅정을 보며 물었다.
“이거 고한주 선생님 작품이시죠?”
허웅정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선물한 다기 세트 또한 오래 아껴온 소장품이었다. 고한주의 작품으로 값으로만 따지면 당연히 공대훈이 선물한 그림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지만, 선물이라는 건 가격보다 받는 이의 마음에 드는 게 더 의미가 있었다.
허웅정은 딸에게서 공대훈이 차를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오래 고민하다가 자기가 아끼던 다기 세트를 강진으로 보내오게 했다. 다행히 공대훈이 마음에 들어 했으니 허웅정은 마음이 놓였다.
공대훈은 허웅정 부부의 마음을 단번에 알아보았다.
가치가 상당한 물건이란 것도 알았지만 공대훈은 사양하지 않고 기쁘게 받아들였다.
그때 김순자가 식사 준비가 끝났다며 사람들을 불렀다. 모두가 식탁으로 이동했고 둥근 테이블 위에는 음식이 가득 차려져 있었다.
임윤슬이 김순자의 손을 잡았다.
“아주머니, 정말 고마워요.”
김순자는 머쓱하게 웃었다.
“아니에요. 윤슬 씨 부모님 입맛을 잘 몰라서 이것저것 조금씩 해봤어요.”
임윤슬은 진헌수와 김순자에게도 같이 먹자고 권했지만 두 사람은 극구 사양했다.
김순자가 차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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