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4화
“여보, 잠이 안 와요?”
갑자기 뒤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허스키하면서도 매력적인 음성이었다.
임윤슬은 다시 바로 눕고는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나 때문에 깼어요? 아마 집이 아니라서 그런지 잠이 잘 안 오네요.”
“사실 나도 잠이 안 왔어요.”
공지한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여보가 이렇게 부자일 줄은 몰랐네요.”
목소리에는 약간의 귀여운 불안함이 섞여 있었다.
임윤슬은 흠칫하더니 혹시나 오늘 이어진 선물 공세 때문에 공지한이 위축된 건 아닌가 싶어 웃으며 말했다.
“그럼요. 왜냐하면 남편이 돈을 잘 벌거든요.”
공지한은 어둠 속에서 임윤슬의 반짝이는 눈빛을 바라보고 있었다. 별빛 같다고 해야 할까, 그 눈빛이 고스란히 마음속으로 스며드는 느낌이었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공지한은 알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그녀도 그의 투박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아주는 사람이었다. 이런 사람을 아내로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늘 스스로가 복 받은 사람이라 여겼다.
“정말 다행이네요. 난 벌써 윤슬 씨랑 결혼해서 아이도 둘이나 있잖아요. 지금 윤슬 씨를 만났다면 가족들이 나한테 시집 안 보내지 않았을까요?”
공지한은 웃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아니에요. 부모님은 그렇게 꽉 막힌 분들 아니에요.”
임윤슬은 부모님을 대신해 변호했지만 사실 그녀도 확신할 수 없었다.
만약 공지한을 먼저 만나지 못했더라면 부모님은 과연 이 결혼을 승낙했을까?
하지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이미 두 사람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 사실은 영원히 바뀌지 않는다.
공지한은 갑자기 몸을 뒤집어 그녀를 아래로 눕혔다.
임윤슬은 깜짝 놀라 두 손으로 그의 가슴을 밀어냈고 얼굴은 금세 붉게 물들었다.
공지한은 팔로 양옆을 짚고 몸을 기울였는데 그의 잠옷 단추는 거의 모두 풀린 상태였다. 입가에는 매혹적인 미소가 걸려 있었다.
“여보, 잠이 안 오면 다른 쪽으로 에너지를 쓸까요?”
임윤슬이 대답하기도 전에 공지한은 몸을 숙여 그녀의 입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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