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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지예빈은 오늘 본가에 들렀는데 오빠도 돌아올 줄은 몰랐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부모님은 산책을 나갔고 지예빈은 거실 소파에 파묻혀 있었다. 예능을 틀어 놓고 공주희와 수다를 떨며 이제 끊었는데 갑자기 오빠가 말도 없이 등 뒤에 서 있는 걸 발견했다. 도대체 어디까지 들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지세원은 차 키를 테이블에 두고 느릿하게 넥타이를 풀었다. 재킷을 벗은 뒤 셔츠 단추를 몇 개 풀며 말했다. “방금 왔어.” 지예빈이 긴장을 풀려던 순간, 지세원이 다시 물었다. “아까 주희랑 통화했어? 감기 걸린 거야?” 지예빈은 움찔했다. 오빠가 어디까지 들었는지 알 수 없어 조심스럽게 떠보듯 말했다. “응, 주희가 좀 추웠나 봐. 내가 며칠은 푹 쉬고 회사는 무리하지 말라고 했어.” 지세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지. 너처럼 여름에도 이불 걷어차고 자니까 감기 걸리는 거 아니야.” 그 말에 지예빈은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다. 아마 앞부분 대화는 못 들은 듯했다. 공주희가 강율과 함께 산에 올라가서 별 보다가 감기 걸렸다는 얘기는 왠지 모르게 오빠에게 말하기 싫었다. 지세원은 이미 김시아와 잘 되어가고 있는데도 지예빈은 일말의 가능성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지세원은 재킷을 들고 계단을 올라갔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예빈은 그를 바라봤는데 그 뒷모습이 너무 쓸쓸해 보여 마음이 약해졌다. “오빠, 밥은 먹었어? 내가 라면 끓여줄까?” “밖에서 먹었어.” 지세원은 돌아보지도 않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아, 그래.” 지예빈은 다시 소파에 앉아 예능 프로그램을 틀었지만 집중이 전혀 되지 않았다. 리모컨으로 계속 채널을 돌리면서도 고개는 자꾸 계단 쪽으로 향했다. 오늘따라 오빠가 낯설게 느껴졌다. 지세원은 방에 들어오자마자 옷을 벗어두고 바로 욕실로 향했다. 어제 배수지가 서류를 들고 올라왔을 때, 그는 순간 공주희가 온 줄 알고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눈에 들어온 건 다른 직원이었다. 그는 그대로 굳어버렸고 배수지가 몇 번이나 불러서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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