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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영화가 후반부로 넘어가자 난감한 순간이 찾아왔다. 아무래도 로맨스 영화인지라 중간에 남녀 주인공의 키스 신이 아주 길고 진하게 이어졌다. 주변 커플들은 분위기에 완전히 취해서 서로 꼭 끌어 안았는데, 심지어는 영화 속 장면을 따라 하는 커플까지 있었다. 공주희의 얼굴은 금세 붉어지더니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금 이 어둠이 그녀에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불 켜진 곳이었으면 어색한 마음을 지세원에게 다 들켰을 것이다. 공주희는 괜히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화면을 보지 않는 척했다. 남녀 주인공이 가까이 붙어 키스하는 장면이 나오는 스크린을 슬쩍 외면하고는 괜히 팝콘만 우물거리며 긴장을 달래보려 했다. 지세원 역시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러다 동시에 팝콘에 손을 뻗은 순간, 두 사람의 손끝이 맞닿았다. 손가락 끝을 타고 전해지는 강렬한 스파크는 심장에 불을 붙였다. 공주희는 황급히 손을 거둬들였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척 스크린을 바라보며 집중하는 척했다. 다행히도 키스 장면은 이미 지나가 버린 뒤였다. 아직도 이어지고 있었다면 공주희는 도망가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지세원은 어둠 속에서 방금 공주희와 스친 손가락을 멍하니 내려다봤다. 그리고 조심스레 고개를 돌려 자세를 바르게 하고는 화면을 지켜보는 공주희를 바라봤다. 그리고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그는 조용히 팝콘을 그녀 앞으로 다시 내밀었다.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팝콘에 공주희는 어리둥절한 채로 지세원에게 시선을 돌렸다. 지세원은 부드럽게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공주희는 얼굴이 활활 달아오른 채로 팝콘을 한 움큼 쥐었다. “고마워요.” 그러고는 팝콘 통을 아예 자기 쪽으로 가져왔다. 두 사람 모두 영화 후반부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 공주희는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뜨거운 시선이 자꾸 느껴졌다. 그러다가 슬쩍 고개를 돌리면 지세원은 태연하게 스크린만 보고 있었다. 지세원은 가끔 손을 뻗어 팝콘을 한 움큼 쥐어 가져갔다. 그가 팝콘을 그렇게 좋아했나 싶을 정도로 손이 자꾸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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