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9화
공주희는 사실 자기가 입고 있는 티셔츠가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보려다 입을 다물었다. 집안에 단둘뿐인데 지세원 말고 옷을 갈아입혀 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가 직접 옷을 갈아입혀 줬다는 건, 제 속살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봤다는 뜻이었다.
공주희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제 가슴 쪽을 내려다보았다. 그러고는 엉뚱한 생각에 잠겼다.
‘세원 오빠가 너무 작다고 생각했으면 어떡하지?’
지난번 휴가 때 봤던 김시아의 굴곡 있는 몸매가 떠오르자 갑자기 자신감이 바닥으로 뚝 떨어졌다.
지세원이 그녀를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
그때 다리가 저렸던 공주희가 비틀거리며 지세원의 품으로 넘어져 버렸다. 순간 지세원의 눈동자가 깊게 가라앉았다. 시선이 맞닿은 두 사람은 서로의 존재에 강렬하게 이끌렸다.
지세원의 눈 속에서 욕망의 불길이 이글거리는 것을 본 공주희는 깜짝 놀라 서둘러 침대 위로 올라갔다.
지세원 역시 몸속에서 끓어오르는 열기를 필사적으로 억눌렀다.
“물 떠 올게.”
그는 마치 도망치듯 방을 빠져나갔다.
주방으로 달려간 지세원은 냉장고를 열어 차가운 생수 한 병을 통째로 들이켰다. 얼음장 같은 물이 들어가고 나서야 겨우 불길이 가라앉았다. 그는 따뜻한 물 한 잔을 다시 준비해 방으로 들어갔다.
물을 마시고 나니 공주희는 한결 살 것 같았다. 그녀는 컵을 지세원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고마워요, 세원 오빠.”
그러고는 부끄러움에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어서 쉬어.”
지세원이 억눌린 목소리로 말하며 컵을 들고 나가려 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상했다. 지세원의 아파트에는 방도 하나, 침대도 하나뿐이었다. 자신이 침대를 차지하고 있으면 그는 대체 어디서 잔단 말인가.
“오빠는 어디서 자요?”
그녀는 다급하게 지세원의 팔을 붙잡았다.
지세원은 공주희가 낯선 방에서 자는 게 무서워 그러는 줄 알고 다정하게 다독였다.
“걱정 마. 나 바로 앞 거실 소파에 있을게.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불러. 아까처럼 혼자 일어나다 다치지 말고.”
공주희는 거실에 있는 그 좁은 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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