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화
다음 날 아침, 임윤슬은 일찍 눈을 떴다. 아이들이 아직 잠든 틈을 타 집에 있는 걸로 아침을 챙겨주려고 부엌으로 향했다. 그러나 냉장고 문을 열자마자 그녀는 그대로 굳어 버렸다.
텅 비어 있어야 할 냉장고 안이 온갖 식재료로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임윤슬은 이게 모두 공지한이 준비한 거라는 걸 알고있었지만, 그가 언제 준비한 건지는 알지 못했다. 분명 어젯밤, 저녁을 먹은 뒤 그는 곧장 서재에 들어가 일을 했고, 그들이 잠들 때까지 문 열리는 소리가 아예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세심함에 놀라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임유승과 임유나가 그와 함께 지내게 된다면 적어도 그가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할 거라는 걸 알았으니까.
임윤슬은 아침을 차려 놓고 방으로 돌아가 두 아이를 깨운 다음 옷을 입히고 세수를 시킨 뒤, 주방으로 내려갔다.
세 사람이 아침을 먹으려던 순간, 착한 임유나가 공지한이 보이지 않는 걸 눈치채고는 고개를 두리번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엄마, 아빠는요? 저희랑 같이 안 먹어요?”
임윤슬은 사실 공지한이 아직 집에 있는지 확신하지 못했다. 안방에서 아무런 인기척도 들려오지 않았으니까. 그렇다고 들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냉장고에 식재료가 채워진 걸 보면 일찍 일어난 것 같으니 아마도 출근했을 거라고 짐작했다. 전에도 바빠서 늘 집에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
임윤슬의 대답을 들은 임유나의 표정이 한순간에 시무룩해졌다. 어제 분명히 아빠가 오늘 같이 백화점에 가자고 했는데, 약속을 어겼으니까 말이다. 임유승도 옆에서 묵묵히 아침을 먹긴 했지만, 기대하던 눈빛이 사라진 걸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이 공지한한테 실망한 걸 본 임윤슬은 서둘러 해명했다.
“아빠가 워낙 바빠서 그래. 급한 일이 생겨서 너희와의 약속을 못 지킨 걸 거야. 백화점은 다음에 같이 갈까?”
“알았어요.”
임유나는 곧 금세 회복돼서 달걀프라이를 집어 입에 넣었다.
임윤슬은 얌전하게 아침을 먹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자신이 아직 심각한 문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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