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화
공지한은 임윤슬의 말을 듣자마자 책상 앞에서 몸을 일으켜 그녀 앞으로 걸어갔다.
“유승이랑 유나가 왜? ”
“곧 개학이잖아요. 전에 애들은 안운시에서 유치원을 다녔어요. 강진시에 남는다면 학교 문제를 생각해야 하잖아요.”
임윤슬의 말에 그제야 공지한은 두 아이가 이미 유치원을 다녔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곧 전학 준비를 해야 했다. 손목을 들어 시계를 보니 시간이 늦어 오늘은 어렵고, 내일 아침 회사에 가 이민재한테 시킬 생각이었다.
임윤슬은 그가 아무 말이 없자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아니면 내가 애들을 데리고 안운시로 돌아가는 게 어때요? 방학 때 다시 데려올 수도 있고, 지한씨도 나중에 다시 결혼하면 아이들 데리고 사는 게 불편할 거잖아요.”
그녀는 지난 몇 년 동안 그가 윤하영과 왜 결혼하지 않았는지 의아했지만 언젠가는 재혼할 거라 생각했다. 꼭 윤하영이 아니더라도.
“뭐라고?”
공지한의 머릿속에는 아이들의 학교 문제밖에 없었다. 유치원이라면 집과 가까워야 했고, 가능하면 이중 언어 수업을 하는 곳이면 좋았다. 그러다 보니 아주머니를 고용해 등 하원, 식사, 청소까지 맡겨야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임윤슬 혼자 감당하기엔 벅차고 힘들 테니까.
임윤슬은 침착하게 자기 생각을 다시 말했다.
“내 말은, 그냥 안운시로 돌아가서 계속 다니던 학교 다니게 하고 방학 때 돌아오게 하면 된다는 말이에요.”
“그건 안 되지! 개학하면 몇 달 뒤에나 방학하는데, 그럼 몇 달 동안 아이들을 못 보잖아. 할아버지가 보고 싶어 하면 어떡할 거야? 어르신들 슬프게 할 순 없잖아. 게다가 강진시의 교육 환경이 안운시보다 훨씬 낫고. 내일 이 비서에게 맡겨서 바로 배정받게 할 테니까, 학교 문제는 네가 걱정할 필요 없어.”
임윤슬이 걱정한 건 사실 학교 문제가 아니었다. 공지한의 능력으로 학교 배정쯤은 일도 아니었다. 문제는 그녀가 언제까지 빌라에 얹혀살 수는 없다는 점이었다. 만약 강진시에 남아야 한다면, 지난 몇 년 모아둔 돈으로 작은 집이라도 사서 유승이와 유나를 데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