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2장 내 집
나는 내가 어떻게 병원을 나왔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고 안정재가 이미 유씨 가문으로 사람을 보냈다는 것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이미 타협한 것 같았다.
이 특효약은 정말 무협 소설에서 나오는 해독제와 같았다.
특효약을 얻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
그리고 그 약을 가진 사람은 원하는 모든 걸 가질 수 있게 된다.
머릿속에서 갑자기 유선영의 얼굴이 떠올랐다. 처음 봤을 때도 유선영은 그렇게 당당한 얼굴을 하고 안민혁의 곁에 서 있었다.
그때부터 유선영은 안민혁을 혁이라고 불렀고 모든 사람에게 자신을 안민혁의 약혼녀라고 소개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모든 게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간 것 같았다. 변한 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다.
안석민의 전화를 받았을 때 나는 방금 회사 로비로 들어왔고 안석민의 목소리는 매우 다급해 보였다.
“지금 통화 가능해요? 여기 프로젝트 디자인을 수정해야 하는데 로아 씨 도움이 필요해요. 고 팀장님 혼자서는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아요.”
나는 씁쓸한 마음을 애써 숨기며 파일을 나에게 보내라고 했다.
“지금 사무실로 올라가요. 나머지 디테일 부분은 채영이랑 얘기할게요.”
“그쪽 프로젝트는 어때요?”
안석민이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이제 고비는 넘겼어요. 재연 그룹에서도 도움을 줬지만 정부 쪽은 제가 계속 팔로업 해야 해요.”
“민혁이가 또 발작을 일으켰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좀 어때요?”
나는 마른침을 삼키며 겨우 네 글자만 뱉어냈다.
“괜찮아요.”
안석민은 많이 바쁜 듯 안민혁의 상태만 묻고 급급히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사무실에 도착한 나는 디오에게 전화를 걸어 일단 캘리한테 물어보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디오에게 신세를 지면 정말 어떻게 갚아나가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자 디오도 한시름 놓은 듯 말했다.
“그 프로젝트 책임자가 보통 성격이 아닌 것 같아요. 돈도 필요 없다, 프로젝트도 필요 없다, 여자도 필요 없다 하니 도무지 방법이 없더라고요.”
“근데 이미 귀국했다고 들었어요. 그쪽에서 따로 연결할 수 있는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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