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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4장 짐이 되고 싶지 않아요

동하린도 다시 나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고 안민혁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안민혁이 앞으로 다시는 사적인 일로 나에게 연락하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겨우 3일이 지났을 뿐인데, 모든 게 너무나도 많이 변해버린 것 같았다. 나는 다시 인터넷을 접속해서 뉴스를 훑어봤다. 안민혁이 깨어났다는 소식은 안후 그룹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내용이다. 심지어는 안민혁이 온라인 미팅을 주최하는 사진도 같이 첨부했다. 그리고 회사 업무 단톡방을 확인해 보니 모든 게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었다. 안후 그룹은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가고 있었다. 이것 역시 처음부터 예상했던 부분이지만 말이다. 서유나는 그런 나를 바라보며 위로의 말을 전했지만 배진욱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다. “처음부터 말했었잖아요. 아무나 함부로 가문의 권위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거예요?” 배진욱은 알게 모르게 자신을 띄우며 말하고 있었고 나는 더 그와 다투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서유나는 계속 배진욱에게 그만 얘기하라고 눈치를 주고 있었고 배진욱은 신경 쓰지 않는 듯 계속 말했다. “그 낡아빠진 오피스텔에는 왜 간 거예요? 다른 사람이 행여나 정체를 모를까 봐 일부러 간 건 아니겠죠?” “다행히 여권을 가지고 있었고 나한테 전화해서 망정이지. 그게 아니었으면...” 그제야 나는 내가 정신을 잃으면서 배진욱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습관이 이렇게 무섭다. 배진욱 전화번호는 대학 때부터 달달 외우고 있었고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나를 살리는 한 줄기 빛이 되어줬다. 서유나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았지만 그래도 곁에서 계속 나를 위로해 줬다. 다만 방화를 저지른 사람에 관해 묻자 다소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최지연 씨를 본 사람이 있다고 하는데 오피스텔 CCTV가 일주일 전에 고장 나서 아무것도 찍히지 못했어요.” “최지연 씨 정말 대단한 게 계단으로 올라갔나 봐요. 엘리베이터 화면에도 찍히지 않아서...”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속으로는 훤한 일이지만 아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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