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장
남궁윤지는 이미 수치스러움에 얼굴이 벌게져 있었다. 이미지고 뭐고 신경 쓸 여력도 없었다.
카메라 감독의 얼굴이 난처하게 일그러졌다.
“생, 생방송이에요... 녹화가 아니라...”
“어머, 그럼 빨리 끄셔야죠. 남궁윤지 씨 지금 얼굴 빨개지셨잖아요.”
갑자기 제 이름이 들리자 그제야 이게 생방송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남궁윤지가 뒤늦게 이성을 되찾았다.
“죄송합니다. 아깐 잠깐 생방송 실수가 있어서 제 자신이 만족스럽지 못했나 봐요. 시청자 여러분들이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시길 바라면서 오늘의 생방송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신 여지안 씨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럼 시청자분들, 다음 주에 만나요~”
남궁윤지는 카메라 감독에게 카메라를 끄라는 눈짓을 보냈다.
여지안은 나른하게 기지개를 켜며 태연자약하게 입을 열었다.
“인터뷰 끝났으면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잠깐만요. 여지안 씨, 방금 왜 저 일부러 망신시키셨어요?!”
부드럽고 상냥하던 태도는 온데간데없이 남궁윤지가 벌게진 얼굴을 하고 앙칼지게 쏘아붙였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제가 왜 그렇게 했는지는 남궁윤지 씨가 가장 잘 아실 텐데요.”
가시가 있는 말에 남궁윤지가 피식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으름장을 놓았다.
“멍청하진 않네요. 그럼 저도 툭 까놓고 얘기할게요. 경고하건대 안항진 씨한테 두 번 다시 접근하지 마세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 가만두지 않을 거니까!”
“저희는 그냥 친구 사이예요. 남궁윤지 씨가 오해하셨어요.”
“웃기지 마요! 친구끼리 커플 광고를 찍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더 이상 발뺌하지 말고 이것만 똑바로 기억해요. 다음번에 몰래 안항진 씨 건드렸다가 들키는 날엔 저한테 죽을 줄 알아요!”
무심히 곁눈질로 카메라를 여지안이 건조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참. 깜박하고 못 말했는데 카메라, 아직 안 꺼졌어요.”
그 말에 돌처럼 제자리에 딱딱하게 굳어버린 남궁윤지가 뻣뻣하게 고개를 돌렸다. 카메라에서 반짝이는 빨간색 불빛을 두 눈으로 확인하자 순식간에 안색이 창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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