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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호화로운 방 안. 김은주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울려 퍼졌다. 그녀는 어깨를 들썩이며 애원하듯 흐느꼈지만 배성빈의 얼굴에는 연민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오래 억눌러 온 분노를 쏟아내기라도 하듯 그의 동작은 점점 더 거칠어졌다. “하...” 배성빈이 한숨을 길게 내쉬자 김은주의 울음이 거짓말처럼 뚝 그쳤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녀는 그의 어깨에서 천천히 몸을 떼어내며 투정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진짜 미워요. 저 거의 못 버틸 뻔했잖아요.” 배성빈은 웃음을 띤 채 그녀의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네가 먼저 건드린 거잖아.” 그녀는 간지러운 듯 몸을 피하며 까르르 웃어댔다. “그래도 미워요.” 그 요염한 모습에 배성빈이 다시 손을 뻗으려는 순간 밖에서 종소리가 울렸다. 딩, 딩, 딩. 묵직한 울림은 마치 거대한 망치로 심장을 내리치는 듯 그의 가슴 깊숙이 박혀 들었다. 순간 배성빈의 머릿속은 이명과 함께 어지럽게 뒤흔들렸고 죽음이 턱밑까지 차오른 듯한 서늘한 감각이 전신을 집어삼켰다. ‘뭐지...?’ 그는 가슴을 꽉 움켜쥐고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혔다. 김은주가 놀란 듯 외쳤다. “오빠, 왜 그래요!” 배성빈은 고개를 저으며 그녀를 밀어냈다. “나 괜찮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몸은 전혀 괜찮지 않았다. 그때 달빛 한 줄기가 오래된 블라인드를 비집고 들어와 방 안 바닥에 희미하게 내려앉았다. 무심코 창밖으로 향한 그의 시선에 달빛 아래 붉게 물든 단풍나무가 들어왔다. 그 순간 머릿속에 한가을의 얼굴이 떠오르며 가슴 깊은 곳에서 설명할 수 없는 불안이 서서히 피어올랐다. ‘설마... 가을이한테 무슨 일 생긴 건가?’ 배성빈은 곧 스스로를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 ‘이미 여기까지 온 사이에 이제 와서 걔를 왜 신경 써.’ 그는 냉소를 띤 채 그 생각을 애써 밀어냈다. 그러나 심장은 그의 뜻을 따르지 않고 이유 없는 불안에 사로잡힌 듯 정신없이 뛰었다. ‘젠장.’ 결국 자신의 직감에 진 그는 급히 옷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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