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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열여덟 칼자국... 임신 두 달... 배성빈의 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크게 떠졌다. ‘열여덟 번이나 찔렸어. 너무 아팠어...’ ‘왜 나를 믿지 않는 거야?’ 그 순간 지난 며칠간의 기억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조각난 장면들이 미친 듯이 머릿속을 휘젓고 지나갔다. 한가을이 했던 말들은 전부 날카로운 유리 파편이 되어 그의 살과 핏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배성빈은 비틀거리며 몇 걸음 뒤로 물러나다가 뒤에 있던 선반에 세게 부딪혔다. “가을아... 말도 안 돼...” 목소리는 떨리다 못해 점점 흐려졌다. “그럼... 그동안 내가 봤던 사람은 대체 누구야? 설마... 7일의 환혼이 진짜였던 거야? 나는... 나는...” 배성빈은 갑자기 제 얼굴을 향해 손바닥을 내리쳤다. “미안해, 가을아... 내가 다 망쳤어. 내가 널 죽인 거야. 난 쓰레기야... 미친놈이야.” 경찰들이 얼른 다가와 그를 붙잡고 진정시키려 했다. “성빈 씨, 진정하세요. 이미 일어난 일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저희가 반드시 범인을 잡아 고인의 억울함을 풀겠습니다. 그러니 부디...” 그러나 그 말들은 배성빈의 귀에 닿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을 채운 건 지난 며칠 동안 자신이 한가을에게 했던 말과 행동들뿐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가을의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 그런데 그는 믿지 않았다. 아니, 믿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미 깊게 패인 그녀의 상처 위에 스스로 칼을 쥐고 몇 번이나 더 찔러 넣었다. 열여덟 번... 그녀는 열여덟 번이나 찔렸다. 그렇게 아픈 걸 누구보다 무서워하던 한가을이, 조금만 아파도 먼저 울음을 터뜨리던 그녀가...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견뎌야 했다. ‘그 순간의 가을이는 대체 얼마나 절망스러웠을까?’ 에테르나 궁에서 보냈던 그날 오후, 한가을이 그를 단풍 숲으로 불러낸 건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나는 그때 무엇을 했었지?’ 거절했다. 그리고 그녀의 마음을 짓밟는 말까지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다. ‘가을이는... 얼마나 아팠을까?’ 그 생각이 스치는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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