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화
진도윤의 마무리 발언은 회의장에 있던 모든 이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렸고, 회의는 그렇게 끝이 났다.
정서연은 자료를 정리한 뒤 교수와 함께 가장 마지막에 회의실을 나섰다. 그들과 나란히 걸어 나온 사람은 김성우와 안지경이었다.
진도윤이 걸음을 멈추고, 오전 세션에 참석하지 못했던 두 사람에게 정서연을 소개했다.
“예전부터 정 선생 이름은 많이 들었는데, 오늘 보니 정말 젊고 유능하군. 내 제자였어도 보물처럼 숨겨 두고 싶을 정도야.”
김성우가 농담을 던지며 웃었다.
그 옆에는 소박한 차림의 서른 살 안팎 여자 한 명이 조용히 서 있었다. 겉모습으로 보아 김성우의 제자였다.
안지경도 미소를 띠며 정서연을 칭찬했다.
“청호보다 열 살이나 어리면서 이렇게 실력 있다니. 진 교수, 정말 부럽네. 앞으로 연구 걱정은 안 해도 되겠어.”
김성우의 제자와 달리, 안지경의 뒤에 서 있던 남자 전청호는 굳은 얼굴로 스승의 말을 조금도 맞장구치지 않았다.
누가 들어도 농담인 말이었지만, 그의 표정은 한 치의 여유도 없었다.
주변 어른들은 잡담에 열중해 그쪽 분위기를 눈치채지 못했고, 안지경 역시 마찬가지였다.
정서연이 문득 고개를 들자, 전청호의 차가운 시선이 자신을 꿰뚫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입술을 다물고 살짝 미소를 지어 호의를 표했다. 전청호는 잠시 머뭇거리다 고개를 끄덕여 인사만 돌려주었다.
“젊은 사람들끼리는 우리가 일일이 소개 안 해도 금세 친해질 거야.”
세 분 선생님은 앞서 걸었고, 세 젊은 의사는 반 발 뒤를 따랐다.
김성우의 제자는 오민지라 했고, 올해 서른둘로 정서연보다 세 살 많았다. 전청호는 서른여섯이지만 실제 나이보다 어려 보였다.
정서연이 가운데로 걸어가자 오민지가 먼저 말을 걸었다.
“정 선생님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들었습니다. 이렇게 직접 뵙게 된 건 처음이네요. 정말 대단하세요.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정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끼지 않고 답했다.
“과찬입니다. 제가 아는 건 언제든 공유하겠습니다. 대신 민지 선생님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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