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3화
자신을 변호하는 목소리가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든 정서연은 이내 그 목소리가 오민지임을 알아차리고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모두가 오해를 하고 자신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봤지만 여전히 눈 밝은 사람은 존재하는 법이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오민지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정서연은 그냥 얼굴이 예쁜 거야, 결혼까지 해서 애까지 낳았다던데 지금은 이혼했는지 안 했는지도 모르겠네. 진 원장님은 의학계의 대가야, 그런 여자를 볼 리가 없어. 기껏해야 잠자리 상대 정도고 살짝 발탁해 주는 정도겠지.”
그 말에 대화하던 남자가 웃음을 터뜨렸다.
“민지 씨 말이 맞네. 근데 정서연 진짜 역겨운 것 같아. 진 원장 나이가 그렇게 많은데 입은 맞출 수 있을까?”
두 사람의 말 소리와 웃음소리가 문틈으로 새어 나와 정서연의 귀에 들어왔다.
순간 정서연은 마음속에 한기가 스쳤다.
오민지만큼은 적어도 자신에게 악의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오민지도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었다.
“그냥 발탁하는 정도는 아닐 거야. 해외에서 상도 많이 받았고 논문도 여러 편 발표했잖아. 김 교수님도 정서연에게 아주 공손하던데.”
남자가 다시 말하자 오민지가 코웃음을 쳤다.
“그러게 말이야. 여자는 얼굴만 예쁘면 뭐든 다 얻을 수 있다니까. 유학 시절에 어떤 사람들과 사적으로 어울렸는지 누가 알겠어. 안 그랬으면 스티븐 박사가 외국인 학생 하나를 기억이나 했을까?”
남자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나도 여자였으면 좋겠어. 예쁜 여자로 태어났더라면 뭐든 다 가질 수 있었을 텐데. 분명 정서연보다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었을 거야.”
귀에 거슬리는 두 사람의 웃으며 말하는 목소리에 정서연은 입술을 깨물며 문을 활짝 열었다.
그러자 웃음소리가 순간 끊어졌다.
문 앞에 선 사람을 본 오민지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옆에 있던 남자는 찔리는 거라도 있는지 기침을 하며 재킷을 집어 들었다.
“그럼... 민지 씨, 난 먼저 가볼게.”
하지만 정서연이 문 앞을 가로막고 서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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