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1화
추지훈은 정서연을 자기 뒤로 끌어당기며 두 사람을 갈라놓았다.
어두운 밤하늘 아래 서 있는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본 정서연은 안색이 변했다. 그 평범해 보이는 얼굴은 1년 전 정서연에게 매우 안 좋은 인상을 깊이 심어주었다.
병원에서는 매일 생이별이 벌어지지만 항상 현실을 받아들이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의사에게 태클을 걸어온다.
오봉구도 어머니의 병세가 호전되지 않자 정서연의 목에 칼을 들이댄 적이 있었다.
정서연은 본능적으로 뒤로 반걸음 물러섰으며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서연의 반응을 지켜보던 추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아는 사람이에요? 누구예요?”
정서연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입을 떼기도 전에 오봉구가 갑자기 웃었다.
“정 선생님, 벌써 저를 잊으셨어요?”
정서연은 인상을 쓰며 물었다.
“뭐 하자는 거죠?”
“제가 병원에 와서 뭘 하겠어요? 아직 저를 기억하고 계셨네요. 하긴 저 같은 사람은 평생 잊지 못하겠죠.”
말은 마친 오봉구는 더 짙은 웃음을 지었으며 눈빛에는 왠지 모를 음흉한 기운이 스쳤다.
같은 의사인 추지훈은 자연스럽게 상대방이 누구일지 대충 감을 잡고 있었다.
그래서 정서연이 침착한 척할 때 추지훈은 그녀의 손을 잡고 어두운 얼굴로 함께 오봉구를 마주 보고 있었다.
“정 선생님은 지금 근무 시간이 아닙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근무 시간에 다시 찾아오세요.”
오봉구는 딱히 대꾸할 말이 없어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의사 선생님들도 휴식 시간이 있다는 말은 처음 듣네요. 의사가 쉬러 갔을 때 환자한테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죠?”
오봉구는 계속 비아냥거렸다
“참, 하마터면 잊을 뻔했네요. 정 선생님은 좋은 의사가 아니었죠? 그렇지 않고서야 자기 아이를 위해 저희 엄마를 위험하게 만들지 않았겠죠.”
오봉구의 몇 마디에 추지훈은 자신의 추측을 확신했다.
다만 오봉구는 여전히 약간 흥분한 얼굴로 두 걸음 더 다가왔으며 추지훈은 정서연의 앞을 막고 두 걸음 뒤로 물러서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더 가까이 다가오면 경찰에 신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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