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0화
정수아와 최예준이 떠나자 정서연은 그제야 미간을 펴고 조용히 시선을 거두었다.
정서연은 이제 최예준의 비난에 면역되었다.
사람이 많을 장소에서 친아들에게 미움을 사도 정서연은 아무 느낌도 없었고 약간 무기력할 뿐이었다.
정서연은 최예준을 관심하지 말아야 했다.
추지훈은 갑자기 뭔가 발견한 듯 말했다.
“방금... 뭔가 발견한 게 있지 않아요?”
정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덤덤하게 대답했다.
“네. 예준이는 정수아와 같이 있으면 좀 이상해져요.”
추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맞아요. 저도 봤어요...”
정서연은 추지훈의 말을 끊었다.
“정수아가 예준이한테 잘해주기만 하면 돼요.”
정서연은 추지훈이 더 이상 정수아와 최예준에 관한 어떤 일도 말하지 말았으면 하는 눈치였다.
대문 쪽을 보니 최예준과 정수아의 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았으며 정서연의 태도에 추지훈은 오히려 방금 본인이 잘못 본 것인지 의심되었다.
하지만 정수아가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최예준을 학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추지훈도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
사건의 경위는 명확했고 아파트 단지 내의 감시 카메라로도 증명할 수 있기에 추지훈은 보석금만 내면 떠날 수 있었다.
하지만 CCTV에 찍힌 최재현은 음주 운전도 증명되었기에 그의 문제는 좀 번거로웠다.
신고 접수 절차를 마친 정서연은 추지훈과 함께 떠나려고 자리에서 일어났으며 최재현을 도울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정서연은 심지어 최재현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나란히 떠나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최재현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남문수는 정수아와 최예준을 집으로 돌려보낸 뒤 경찰서로 돌아와서 최재현과 함께하면서 정서연을 되찾으려고 이 모양이 된 최재현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경찰서를 나서자마자 남문수는 사모님이라고 불렀지만 정서연은 뒤돌아보지 않았다.
하지만 추지훈은 발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최재현의 비서인가요? 무슨 일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한번 들어보는 게 어때요?”
추지훈은 늘 이렇게 차가운 겉모습 아래에 부드러움이 숨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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