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정서연이라고!”
정서연이라는 말을 다시 한번 들은 최재현은 눈을 가늘게 떴다.
“왜 경찰서에 간 거래?”
서강우가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
“몰라, 여권을 들고 있던 건 확실한데... 어이, 나 맞았다고! 왜 그녀를 걱정해?”
최재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서강우는 조금 초조해졌다.
“내가 뭐라고 할 건 아니지만 재현아 너 지금 무슨 뜻이야? 예전에 수아가 돌아오지 않았을 때 정서연이 사모님 역할을 하게 한 건 이해가 가. 하지만 이제 수아도 돌아왔는데 왜 오히려 정서연에게 신경을 쓰는 거야? 명심해, 그때 정서연이 어떻게 네 침대에 올라갔는지.”
최재현의 까만 눈동자에 불쾌감이 스쳤다.
“차 세워요.”
남문수가 재빨리 길가에 차를 멈춰 세웠다.
“내려요.”
무정하게 말하는 최재현의 모습에 서강우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최재현을 바라보았다.
“내가 정서연 이야기하는데 네가 왜 화를 내?”
최재현이 서강우를 차가운 시선으로 노려보았다.
“오늘 일 네 부모님께 알리고 싶지 않으면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이를 악문 서강우는 어쩔 수 없이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최재현, 미쳤어? 하찮은 여자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차가 황급히 떠나버렸다.
떠나가는 차를 바라보는 서강우는 화가 나 저주를 퍼부었다.
한편 차 안의 분위기는 극도로 어두워졌다.
남문수는 백미러로 최재현의 눈치를 살피며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대표님, 오늘 본가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모레 생신 잔치에 어르신께서 사... 서연 씨를 꼭 데려오라고 하셨습니다. 병원에서 서연 씨에게 휴가를 주지 않는다면 직접 원장님께 전화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탐색하는 듯한 목소리에 최재현이 눈을 떴다.
“연락해 보세요. 무슨 일이 있어도 참석해야 하니까, 이혼 소문이 나는 것도 막아야 합니다.”
남문수가 알겠다고 대답한 뒤 차 안은 다시 적막에 빠졌다.
최재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창밖을 바라봤다.
정서연은 예전 뉴용에서 유학했고 귀국하기 전까지 추씨 가문의 아들과 심상치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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