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2화
정서연은 침착한 척하려고 했지만, 두려움과 통증으로 떨리는 목소리가 이미 이 순간 겁먹음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 와중에 아직도 나를 속이겠다고? 힘 아껴. 차라리 어떻게 빌어야 덜 고통스럽게 죽을지나 생각해!”
조달구와 조만식은 전처럼 건들거리던 기색을 지웠고, 대신 잔혹함과 음흉함이 자리 잡았다.
이런 부류의 사람에게 살인은 무서운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분풀이처럼 통쾌했다.
어느새 그들의 손에는 날카로운 칼이 하나 더 쥐어졌고, 두 사람은 천천히 정서연에게 다가갔다.
“거래하자. 너희가 원하면 오늘 일은 잊어줄게, 그리고 너희한테 돌려...”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정서연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조달구의 손에 든 칼이 이미 그녀의 어깨를 꿰뚫었고, 그는 힘주어 비틀기 시작했다.
칼자루가 반 바퀴쯤 돌아갔을 때, 정서연은 더는 기력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때야 손목에 감긴 케이블 타이가 겨우 끊어졌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반항이 무의미해 보였다.
“너희 차에서 기다려. 이 계집 때문에 비도 맞았고 경찰까지 붙었어. 이렇게 쉽게 죽게 둘 생각 없어.”
조만식이 문가의 경호원 둘에게 말했다.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치고 차 쪽으로 걸어갔다.
애초에 그들은 뜻밖의 일이 생기지 않게 이 셋을 지켜보기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조달구가 칼을 정서연의 어깨에 깊이 꽂는 순간, 그들은 이 둘이 절대 돌아설 리 없다는 걸 알아챘다.
그들은 마음 놓고 자리를 뜨며 라 선생에게 몇 마디 전했고, 일행은 그대로 차를 몰아 떠났다.
차 소리가 멀어지자, 정서연은 허름한 집 밖에서 울어대는 바람 소리를 들으며 마음이 이미 싸늘히 식어 버렸다.
더는 살길이 없었다. 오늘은 죽을 게 분명했다.
어깨 상처에서 피가 흘러나와 따뜻한 혈액이 피부를 타고 지나갔다가 곧 식었다.
지금의 희망도 마찬가지였다. 절망에 완전히 꺼져 버렸다.
조달구가 칼을 뽑아 들며 사납게 웃었다.
“봤지? 아무리 독한 인간이라도 칼 앞에서는 결국 이 꼴이야.”
“형, 이 여자를 그냥 죽이면 진짜 아깝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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