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경찰은 최재현의 신분을 다소 경계하는 듯했고, 공적인 태도로 지금 정수아의 처지를 설명하면서도 정작 최재현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정수아는 다리에 힘이 풀려 최재현에게 기대며 말했다.
“재현 오빠, 그냥 실수로 드레스 두 벌을 망가뜨린 건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경찰은 정수아에게 진술서에 서명하게 한 뒤, 정서연과 모안나에게 다가갔다.
두 사람은 당시 있었던 일을 그대로 말했고, 주절주절하는 정수아와는 달리 금방 진술을 마쳤다.
정서연은 경찰서를 나가면서 마치 뭉쳐 있는 듯한 정씨 가문 사람들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계속 자신만 바라보는 최재현마저도 무시했다.
모안나는 직접 그녀를 데리고 1층으로 내려가 밖에 나가서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서연 씨, 미안해요. 저희 가게에 처음 오셨는데 이렇게 안 좋은 경험을 하게 해서요.”
“괜찮아요.”
정서연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안나 씨,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드레스 일도 잘 부탁드릴게요.”
그녀의 말투는 항상 평온했다. 일부러 거리를 두는 것 같진 않아도 어딘가 다가가기 어려운 느낌을 주었다.
모안나는 입술을 꽉 다물고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서연 씨, 오늘은 사실 은혜를 갚고 싶었어요. 저희 엄마 목숨을 구해준 보답으로요. 그래도 서연 씨 뜻대로 오늘 일을 처리해볼게요.”
미안한 것도 사실이고, 정서연의 편을 드는 것도 사실인데 왜인지 모안나는 자신과 반걸음밖에 떨어지지 않은 정서연이 너무 멀게만 느껴졌다.
사실 예전부터 정서연에게 이런 느낌을 받았다. 그녀가 최재현과 결혼한 데는 분명 말 못 할 사정이 있을 거라고. 그렇지 않으면 정서연이 한 가정에 얽매여서 그저 가정을 사랑하는 좋은 아내로만 만족하지 않았을 거로 생각했다.
지금 이렇게 가까이서 접촉하다 보니 그런 직감이 더욱 강해졌다.
모안나를 바라보고 있는 정서연의 얼굴에 드디어 미소가 보이기 시작했다.
“안나 씨, 저는 당시 집도한 의사가 누구였든 모두 똑같이 전문적인 판단을 내렸을 거로 생각해요. 똑같이 환자의 생명을 구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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