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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화

최예준마저 그녀의 삶에서 완전히 지워진 듯, 한 줄기 소식도 들려오지 않았다. 안혜연에게서도 연락이 끊기자 정서연은 이상할 만큼 허전함을 느꼈다. 망설이던 끝에 그녀는 아이를 보러 유치원으로 가기로 마음먹었다. 어찌 됐든 최예준은 자신의 뱃속에서 열 달을 품어 낳은 아이였다. 더 가까워질 수 없다면 멀리서라도 한 번쯤 모습을 확인하고 무사한지만 알아보고 싶었다. 정서연은 추지훈에게 부탁해 차를 타고 유치원 앞까지 갔다. 차가 멈추자 창밖을 내다보던 그녀는 곧 안혜연을 발견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적어도 정수아나 최재현이 아닌 게 다행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차에서 내려 안혜연 곁으로 다가갔다. “사모님, 여긴 어떻게...” 안혜연이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정서연이 손목시계를 흘깃 보고 담담히 말했다. “예준이를 오래 못 봤어요. 잠깐 보러 왔어요.” “도련님은 잘 지내요. 사모님이 깨어나신 뒤로는 밤중에도 예전처럼 울지 않아요. 전에는 한밤중마다 깨서 울곤 했는데...” 안혜연이 말끝을 흐리자 정서연이 눈썹을 모으며 물었다. “무슨 일 있나요?” “별건 아니지만 도련님이 사모님을 찾을 때마다 늘 아가씨가 달래주었거든요. 그 뒤로 더더욱 아가씨에게 의지하게 된 것 같아서요.” 그 말투에는 못마땅함이 비쳤지만 아이를 돌보는 처지에서 더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보였다. 정서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예준이는 아직 어려요. 재현 씨는 원래 차갑고 냉담하잖아요. 아빠에게서 느끼지 못한 따뜻함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는 건 당연한 일일 수도 있죠.” “하지만 그 ‘다른 사람’이 수아 아가씨라는 게...” 안혜연은 불만을 끝까지 말로 잇지 못했다. 그때 유치원에서 하교 종이 울리고 정서연이 말을 끊었다. “제가 왔던 건 예준이한테 말하지 마세요.” 그녀는 몸을 돌려 다시 차로 향했다. 안혜연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의 뒷모습을 오래 바라보다가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 곧이어 최예준이 나왔다. 아이는 안혜연을 보자 조금 실망한 듯 고개를 숙였다. 아빠도 이모도, 심지어 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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