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0화
평소라면 누구보다 날카롭고 결단력 있는 사람이 최재현이었지만 이상하게도 그녀 앞에만 서면 충동적인 사춘기 소년처럼 굴고 말았다.
결국 추지훈이 의료진과 함께 나타나 두 사람을 떼어놓았다. 의사와 간호사들이 분주히 움직여 상처를 응급처치했으나 두 사람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병실의 물건들과 함께 정서연이 이미 사라진 뒤였다. 추지훈 역시 보이지 않았다.
차 안.
정서연은 조수석에 몸을 기대고 피곤한 듯 눈을 감고 있었다. 짐을 실어 돌아온 추지훈은 그녀가 잠든 것을 확인하곤 조심스레 담요를 덮어주었다.
아파트 단지에 도착하고도 그는 정서연을 깨우지 않은 채 한동안 잠든 얼굴을 바라보았다. 평온해야 할 그 얼굴은 오히려 미간이 깊게 찌푸려져 있었다. 마음이 저며 온 추지훈은 무심코 손을 뻗어 그녀의 미간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정서연은 결코 연약한 사람이 아니었다. 언제나 강하고 당당했으며 누구보다 눈부시게 빛나던 존재였다. 그런 그녀가 걱정과 두려움을 안은 채 버티는 모습을 볼 때마다, 추지훈의 가슴은 보이지 않는 손에 꽉 쥐어진 듯 아려왔다.
고작 6년 사이, 그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버렸고 진짜 모습은 어딘가 깊숙이 숨었다.
윙윙.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그는 고개를 숙여 화면을 확인했다.
[서연 씨 양옆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최재현이 직접 선별한 이들로 신원은 깨끗하며 주 임무는 경호입니다.]
“도착했어요?”
졸음이 묻은 정서연의 목소리가 귓가에 스쳤다.
추지훈은 본능적으로 화면을 껐다.
“도착했어요. 밖이 좀 쌀쌀하니까 외투 입고 내리는 게 좋겠어요.”
정서연은 그의 미묘한 동작을 눈치채지 못한 채 외투를 걸쳤다.
“왜 깨우지 않았어요? 오래 기다렸죠?”
“아니에요. 방금 막 도착했어요.”
차에서 내리며 추지훈이 말을 이었다.
“배 안 고파요? 마트에서 장 좀 봐서 저녁 만들어줄까요?”
정서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좋아요. 나도 같이 갈래요.”
나란히 걸어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은 마치 평범한 젊은 부부 같았다.
퇴원 이후 정서연은 다시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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