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7화
물론 ‘어렵다'는 말은 정태석과 박경희에게만 해당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정수아가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느끼는 것을 용납하지 못했다.
게다가 정수아는 지금 최재현 곁에서 일하고 있는데 어떻게 ‘어렵다'는 말이 나올 수 있겠는가?
“서연이가 돈을 내줄지 안 내줄지가 문제지만...”
박경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지난번에 돈을 요구했을 때 정서연이 뭐라고 했던지 말은 기억나지 않지만 친딸이 화를 내던 모습은 아직도 생생했다.
“의지할 수 없는 아이야.”
박경희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의지할 만한 사람이었다면 회사가 이런 상황에 처하지도 않았을 거야.”
정서연이 진작 최재현에게 도움을 요청했어야 했다는 뜻이었다.
정수아는 박경희가 주저하는 것을 보고 서둘러 말했다.
“하지만 언니는 우리 정씨 가문의 자식이에요. 엄마 아빠가 낳아주신 딸인데 아무리 불효자식이라도 가족을 외면하진 않을 거예요.”
이 말을 듣자 정태석도 마음이 움직이는 듯했다.
“그렇지, 우리가 서연이를 외국으로 유학 보내지 않았다면 오늘 같은 날이 있을 수 있었겠어?”
그들은 정씨 가문도 평범한 집안이 아니라는 것을 잊고 있는 듯했다. 회사 운영비만 해도 매년 몇십억이 들었지만 정서연의 유학 비용으로는 편도 항공권값만 대줬다.
정수아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언니가 이런 은혜마저 잊었다면 정말 배은망덕한 거예요.”
말을 마친 뒤 하품을 하며 한마디 했다.
“저 졸려서 먼저 잘게요. 엄마 아빠도 일찍 주무세요.”
계단을 올라간 뒤 방에 들어가기도 전에 박경희의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그렇게 결정한 거야!”
얼굴에 있던 미소가 점차 차가워진 정수아는 방에 들어가 문을 닫자마자 침대 위의 베개를 모조리 바닥에 내던졌다.
‘왜! 이런 영예와 칭찬은 정서연만 받는 거야? 재현 오빠도 분명 이 뉴스를 봤을 텐데 어떻게 생각할까?’
여기까지 생각한 정수아는 더욱 미쳐버릴 것 같았다. 최재현이 늘 정서연을 높이 평가해 온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바닥에 어지럽게 널브러진 것들을 응시하더니 이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