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269화

“괜찮아. 엄마랑 같이 보자. 예준아,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눈치 보지 말고 말해도 돼. 예전처럼.” 정서연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최예준은 흐느끼던 울음을 멈추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에도 아이가 무슨 잘못을 하면 정서연은 다그치거나 몰아붙이기보단 끝까지 이야기를 들어줬다. 그리고 나서야 벌을 줄지, 달래줄지를 정하곤 했다. 최재현은 말없이 서서 그런 정서연을 바라보았다. 온화하고 고요한 그녀의 모습에 마음 한편이 스르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가 곁에 있을 땐 예준이는 한 번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그 기억이 스치자 그의 미간이 더 깊게 찌푸려졌다. 이번 일은 단순한 장난이 아니었다. 아이의 인격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는 무겁고 심각한 일이었다. 생각은 많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모자가 나란히 CCTV 영상을 확인하는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그때, 문밖에서 발소리가 들리더니 정수아와 박경희가 들어섰다. 정서연과 함께 영상을 보고 있는 최예준을 본 정수아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휴, 다행이야. 재현 오빠한테 헛소리는 안 했나 보네. 근데, CCTV 보면 뭐가 달라져? 영상엔 예준이가 웃으면서 내 치마를 걷어 올리고 말도 안 되는 소리까지 했을 텐데. 언니가 껴든다 한들, 이미 엎질러진 물이야. 오히려 재현 오빠가 언니를 더 미워하게 되겠지. 흥.’ 정수아는 고개를 숙이며 입가의 미소를 애써 감췄다. “재현 오빠, 이 일은 그냥 여기서 그만하자. 예준이도 충분히 혼났잖아. 앞으로는 다시 안 그럴 거야.” 그녀는 아이에게 다정한 얼굴을 하고 다가가며 손을 내밀었다. “예준아, 이리 와. 이모가 용서해 줄게.” 하지만 예준이는 정수아를 힐끗 쳐다보더니 오히려 정서연 쪽으로 바짝 붙었다. 이렇게까지 스스로 엄마를 택한 건 참 오랜만이었다. 정수아의 표정이 굳어지며 속에서 위기감이 훅 끓어올랐다. ‘이 꼬맹이, 억울할 땐 아직도 엄마부터 찾는 거야? 그동안 내가 얼마나 잘해줬는데 다 잊었어? 역시 엄마 닮아서 고마운 줄도 모르는 배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