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화
이 생각이 들자 정서연의 차가웠던 표정은 다시 부드러워지기 시작했다.
마침 휴대폰이 울리길래 상대가 욕하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고개 숙여 발신자를 확인했다.
병원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뭔가 급한 일이 있는 것 같아 생각할 겨를도 없이 휴대폰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이때 몰래 좋아하던 정수아는 그녀가 갑자기 떠나는 걸 보고 멈칫하고 말았다.
‘언니가 가면 누가 대신 나서지?’
“언니, 어디가? 예준이를 그냥 내버려 두려고?”
울먹거리는 한마디가 최재현의 정신을 되돌렸다.
그는 고개 들어 입구에 스쳐 지나간 정서연의 옷자락을 보며 표정이 어두워졌다.
두 사람이 이대로 나가버리자 한창 욕설을 퍼붓던 남자는 잠시 멈칫하다가 더 화냈다.
“무슨 뜻이지?”
그의 시선은 정수아에게로 향했다.
“그 내연녀 맞지? 최씨 가문 집안 사정은 집안에서 해결할 것이지. 왜 꼭 내 아들까지 끌어들이는 거야.”
상대의 사나운 표정에 정수아는 얼굴이 창백해지고 말았다.
내연녀는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단어였다.
품에 안긴 최예준이 너무 꼭 끌어안은 바람에 일어나고 싶어도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
경찰이 이때 말했다.
“잘 얘기해보세요. 어차피 변호사분들도 오셨으니 요구사항과 해결 방법을 말씀해보시죠.”
분위기가 잠시 잠잠해졌지만 정수아의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다.
‘난 내연녀가 아니야. 정서연이야말로 내연녀라고.’
경찰서 밖.
정서연이 밖으로 나오자마자 전화가 끊겼다.
그녀가 다시 전화를 걸려는 순간, 누군가 휴대폰을 낚아챘다.
“일이 중요해. 자식이 중요해. 자기 자식이 저 꼴이 되는 걸 그냥 보고만 있을 거야?”
그는 정서연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최재현은 이 몇 년간 정서연에 대해 알게 된 걸 모두 그녀에게 상처를 입히는 데 다 썼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이런 말에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왜 나왔어? 수아가 이 상황을 버티지도 못할 텐데. 예준이도 아직 안에 있잖아.”
정서연은 무덤덤한 얼굴로 다시 휴대폰을 낚아채며 거리낌 없이 반격했다.
하지만 그녀의 말에는 최예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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