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화
확실히 이 모든 것이 정서연의 잘못은 아니었다.
애초에 오늘 일은 그녀와 아무런 관련도 없었고 굳이 따지고 보자면 오히려 정수아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재현이 다급히 그녀를 따라나선 이유는 아내가 또다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나버릴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집안에는 그녀가 반드시 필요했고 그 생각은 최근 며칠 동안 그의 머릿속을 지배했다.
그러나 막상 정서연과 마주 서자, 입 밖으로 나온 건 진심 어린 말 대신 날카로운 말뿐이었다.
그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았다.
“아이들은 예민해. 누구보다 자기 곁의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정확히 알아.”
정서연의 눈썹이 싸늘한 눈빛과 함께 치켜 올라갔다.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예준이가 당신에게 데면데면한 건 누가 시켜서가 아니야. 본능적으로 누가 자신을 진심으로 대하는지 아는 거겠지.”
정서연은 참을 수 없다는 듯 냉소적인 웃음을 흘렸다.
“정말 가증스럽네.”
순간 남자의 눈빛이 흔들렸다.
“뭐라고?”
“당신처럼 계산적인 회사 대표가 겨우 다섯 살짜리 아이의 판단력에 기대어 날 평가하려 들다니 우습지 않아? 만약 예준이의 선택이 그렇게 정확했다면 그 아이가 왜 병원에 입원했겠어? 왜 오늘 같은 일이 벌어졌겠냐고?”
정서연의 목소리엔 억누를 수 없는 분노가 담겨 있었다.
최재현은 마땅히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으나 여전히 담담한 어조로 응수했다.
“확실히 예준이가 어린아이치곤 독한 구석이 있어. 아마 당신을 닮아서겠지.”
그 순간 정서연의 내면에서 모든 분노가 폭발할 듯 솟구쳤다. 그러나 늘 자신에게만 냉담한 그의 얼굴을 보자, 그녀는 결국 싸늘하게 웃어넘기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됐어. 당신과는 말을 섞을수록 소귀에 경 읽기니까.”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당직 간호사로부터 담당 환자의 상태가 위중하다는 메시지였다. 정서연은 화면을 흘깃 보고 나서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분노를 애써 참으며 침묵하고 있는 남편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
“당신, 아직 조금이라도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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