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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리모컨을 꼭 끌어안은 채 최예준이 능숙하게 버튼을 몇 번 누르자, 화면에는 곧 의학 관련 다큐멘터리가 흘러나왔다. “이모, 이거 재미있어요. 엄마가 예전엔 매일 저랑 같이 봐줬어요.” 최예준의 얼굴에 천진난만한 미소가 번졌다. 아이는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정수아는 아이가 언니를 언급하는 순간부터 표정이 서서히 굳어졌다. 화면 속에서는 수술 과정이 적나라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지만 최예준은 오히려 화면 속의 설명을 따라 수술 중인 부위와 목적을 척척 말하고 있었다. 결국 참지 못한 정수아가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 “너, 어떻게 이런 끔찍한 걸 볼 수 있니?” 부엌에서 물을 마시던 최재현은 거실에서 들려온 소리에 시선을 돌렸으나 그의 얼굴에는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 “넌 아직 어려서 이런 건 보면 안 돼. 오늘 네가 그렇게 폭력적으로 행동한 이유를 알겠구나. 분명히 이 다큐 때문이야.” 최예준은 화면에 여전히 집중한 채 그녀의 말에는 귀담아듣지 않았다. 그러나 애초에 정수아는 아이의 반응을 기대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한 말은 오직 최재현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었다. 최재현의 미간이 미세하게 일그러지는 것을 확인한 정수아는 더욱 힘주어 말했다. “엄마가 너랑 같이 본 게 아니라 강제로 보게 한 거 아니니? 언니도 참 이상해, 자기가 좋아한다고 아이한테까지 강요하다니.” “그만해.” 최재현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소파에 앉아 있던 두 사람이 동시에 몸을 움찔했다. 최예준은 놀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다가오는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최재현은 아무 말 없이 리모컨을 집어 들고 텔레비전을 꺼버렸다. “손 씻고 와서 저녁 먹어라. 그리고 앞으로 이런 거 다시는 보지 마.” 최예준은 입술을 삐죽거리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결국 소파에서 폴짝 내려 보모를 찾아 달려갔다. 최재현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 있었고 눈빛마저 싸늘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정수아는 깊은 만족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서연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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