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화
밤새 편안히 잠을 청한 정서연은 다음 날 아침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자연스럽게 눈을 떴다. 여유롭게 아침 식사를 하고 있을 때, 마침 추지훈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잘 잤어요?”
이 집으로 이사 온 이후부터 정서연은 깊은 잠을 잘 수 있게 되었고 식욕까지 되찾으니 기분 또한 덩달아 좋아졌다.
“네, 아주 푹 잤어요. 지훈 씨는 지금쯤 퇴근해서 집에 있겠네요?”
“진작 퇴근했죠. 실습생 논문 두 편 정도 검토하고 이제 서연 씨가 일어났을 것 같아 전화했어요.”
정서연은 휴대폰의 스피커를 켜놓고 천천히 아침을 먹으며 대답했다.
“딱 맞췄네요. 그런데 무슨 일 있어요?”
“서연 씨한테 줄 선물이 있어서요. 곧 도착할 거예요.”
추지훈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따뜻한 다정함이 묻어나 있었다. 정서연은 순간 놀라 멈칫하며 물었다.
“갑자기 웬 선물이요? 지훈 씨 집에서 지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데...”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현관에서 초인종이 울렸고 그녀는 휴대폰을 손에 든 채 서둘러 문을 열러 나갔다.
“이렇게 빨리요?”
문밖에는 전에 열쇠를 전달하러 왔던 집사가 미소를 띤 채 서 있었다. 그는 작은 상자 하나를 그녀에게 내밀었다.
“차에 기름은 가득 채워놨습니다. 바로 사용하시면 됩니다.”
그는 그녀가 제대로 반응하기도 전에 돌아서서 빠르게 걸어 나가버렸다. 당황스러움 속에 상자를 열어본 정서연은 그 안에 놓인 자동차 열쇠를 보고 깜짝 놀라 소리쳤다.
“지훈 씨, 미쳤어요?”
추지훈이 말한 가벼운 선물이란 다름 아닌 꽤나 고급스러운 자동차였다.
“서연 씨가 이런 거에 별로 욕심 없다는 거 알아요. 그래서 내가 직접 서연 씨가 편하고 안전하게 탈 만한 차로 골라봤어요. 마음에 들면 좋겠는데.”
“안 돼요. 이건 너무 과해요. 받을 수 없어요.”
정서연은 단호히 말하며 상자를 덮어버렸다.
“생각해 보니 벌써 몇 년 동안이나 서연 씨 생일을 같이 보내지 못했더라고요. 그동안 쌓아둔 마음을 생일 선물로 주는 거니까 거절은 사양할게요.”
추지훈의 말투는 그녀가 결코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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