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화
“내가 들은 얘긴데, 저 여자가 정 선생님 친동생이라며? 친언니 결혼 생활까지 끼어들려고 정 선생 아들까지 매수했대.”
“정말 너무하네. 둘 다 어쩜 그렇게 염치가 없어? 공공장소에서 눈치도 안 보는 거야?”
바로 그 순간이었다. 조금 전 정수아의 상처를 치료했던 의사가 그녀들 뒤에 서서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정 선생님께 꼭 알려드려야겠군요.”
결국 점심시간, 식당에서 정서연은 돌고 돌아온 자신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마침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 있던 유지안은 간호사가 안타깝게 조심스레 말을 꺼내는 것을 듣다가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
“진짜 그 말을 믿어요?”
유지안이 웃으며 물었다.
간호사는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이며 정서연의 눈치를 살피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믿고 싶진 않아요. 그저 정 선생님께 피해가 갈까 봐 걱정돼서요. 정 선생님은 정말 좋은 분이시잖아요.”
“그럴 리 없죠. 정 선생님은 이미 이혼...”
유지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서연은 그녀의 밥 위에 닭 다리를 하나 올려놓으며 말을 끊었다.
“너 닭 다리 좋아했지?”
그 이상의 언급을 하지 말라는 뜻을 금세 알아차린 유지안은 입을 다물고 미소만 지었다.
그 곁에 있던 젊은 간호사와 인턴 의사들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다가왔다.
“정 선생님이 이미 뭐요?”
유지안은 밝은 웃음으로 고개를 저으며 가볍게 화제를 돌렸다.
“정 선생님은 워낙 강하신 분이라 이런 일로 흔들리실 분이 아니죠. 그러니까 여러분도 정 선생님을 그렇게 존경하는 거잖아요, 안 그래요?”
유지안의 재치 있는 말 덕분에 정서연은 그제야 작은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자신을 둘러싼 소문을 듣고도 전혀 불쾌해하지 않은 채 오히려 여유롭게 식사를 이어갔다. 그런 품위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누가 더 나은 사람인지 금세 분명해질 터였다.
어찌 됐든 최재현과 정수아는 이미 병원 전체의 화젯거리였다.
점심 식사 후, 정서연은 쉴 틈 없이 최병문의 병실로 향했다. 병실 안에서 최재현은 창가 쪽에서 노인과 함께 햇볕을 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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