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화
“병원 사람들이 다 그렇게 말하던데요. 엄마도 아시잖아요, 병원 사람들은 전부 언니랑 한통속이라는걸. 설마 아무 근거 없이 헛소리하겠어요?”
그 말을 듣자마자 박경희의 눈에 날카로운 빛이 번뜩였다.
“어쩐지 그렇게 쉽게 이혼을 받아들인다 싶더니 이미 다른 사람을 잡아놨었구나. 그런 좋은 기회를 혼자 독차지하면서 네 아빠 회사에 도움을 안 준 건 그렇다 쳐도, 너한테까지 이렇게 매정하게 굴 수가 있어?”
그녀는 이를 악물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을 쏟아냈다.
정수아는 어머니의 말에 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언니가 요즘 너무 이상해졌어요. 예전엔 고분고분 말 잘 듣더니.”
정수아가 목소리에 힘을 줄수록 박경희 마음속에는 정서연에 대한 원망은 더욱 깊어졌다.
“넌 집에서 쉬고 있어. 엄마가 당장 가서 언니를 만나 확실하게 따지고 올 테니까.”
정수아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리는 척했다.
“엄마, 너무 언니를 혼내지 마세요...”
“넌 언제나 너무 착해서 탈이야. 지금 같은 상황에 혼내는 게 당연하지. 무슨 일이 있어도 엄마가 널 지킬 거야.”
박경희는 정수아를 끌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정수아 역시 어머니 품에 안겨 흐느끼는 척했지만 그녀의 입가에는 차갑고 비열한 미소가 어렸다.
정서연이 모든 이에게 철저히 외면당하고 혼자가 되는 날이 오면 그 뻔뻔한 여자가 어떤 식으로 자신과 맞설지 지켜볼 생각이었다.
“아, 참! 네 사촌오빠가 며칠 뒤면 귀국한단다. 이번에도 우리 집에서 머물기로 했어. 네 아빠를 도와 프로젝트를 하나 가져왔다더구나. 이번엔 절대로 제멋대로 굴어서 네 오빠를 불쾌하게 만들면 안 돼.”
정수아의 눈이 반짝 빛났다.
“정말요? 유현 오빠가 돌아온다고요? 저야 당연히 얌전히 있죠. 엄마도 알잖아요, 저 유현 오빠 정말 좋아하는 거. 이번엔 반드시 최고의 손님 대접을 해줄 거예요.”
박경희는 딸의 미묘한 말투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그저 웃으며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벌써 스물도 훌쩍 넘었는데 여전히 애 같다니까.”
“엄마 앞에선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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