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화
정서연은 최재현의 생각을 읽을 수 없었다. 그녀가 간신히 노인을 떠나보낸 후 최재현의 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텅 빈 문밖을 보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최재현이 언제 떠났는지 알 수 없지만 정서연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이 정서연의 일과 생활에서 멀어지는 것이야말로 그녀가 가장 바라던 것이었다.
30분 후 CT를 찍으러 갔던 환자는 수술실로 들어갔다. 갑자기 잡힌 수술로 인해 정서연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모든 일을 잠시 잊고 환자를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에만 몰두했다.
수술실에서 나왔을 때는 이미 날이 어두워진 후였다. 시간을 확인한 정서연은 오늘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먼저 집으로 돌아가고 내일 다시 최병문을 만나러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그녀는 함께 차에서 내리는 정수아와 최예준과 부딪혔다.
손을 맞잡은 두 사람의 모습은 다정한 모녀와도 같았다.
정수아는 정서연을 보고 찔리는지 최예준의 손을 놓으며 말했다.
“언니, 퇴근했어? 화내지 마, 난 그냥 예준이 데리고...”
정수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서연은 두 사람 곁을 지나쳐 차를 주차한 곳으로 걸어갔다. 정수아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정서연을 등진 채 인상을 찌푸렸다.
이때 주차를 마치고 차에서 내리던 최재현은 마침 정서연과 정면으로 마주쳤다. 두 사람은 시선이 마주쳤지만 원수처럼 아무 반응이 없었고 두 사람 사이에는 오직 차가움과 거리감만이 있을 뿐이었다.
최재현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나를 만날 때마다 인상을 쓸 필요는 없잖아?”
정서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기 차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가 차 문을 당기자 최재현은 그녀의 새 차를 한 번 훑어보더니 호흡이 멎을 것만 같았다.
“그 차, 누가 사 준 거야?”
최재현은 앞으로 다가가 정서연의 팔을 잡고 떠나지 못하게 했다.
정서연은 고개를 돌려 그의 손을 보며 대답했다.
“당신한테 말할 필요 없어.”
“우린 이혼 신청서를 제출했지 아직 진짜 이혼한 게 아니야. 잊지 마, 이혼을 원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이혼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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