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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유현 오빠, 언제 왔어?” 이유현은 키가 크고 곧은 체형에, 정서연과 비슷한 또래였다. 햇살 같은 미소가 어우러진 얼굴은 여전히 소년 같았고 마치 갓 졸업한 대학생처럼 풋풋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는 익숙한 듯 다가오더니, 다정하게 그녀의 머리를 헝클며 웃었다. “오늘 막 비행기에서 내렸어. 네가 병원에 있다길래 바로 왔지. 오랜만이다, 서연아. 갈수록 예뻐지네?” 그의 다정한 말투에 정서연의 마음속에서 떠돌던 무거운 짐들이 순간 가라앉았다. 그녀는 장난스럽게 그의 손목을 붙잡고 웃으며 말했다. “머리 다 망가졌잖아. 나 이제 어린애 아니고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야. 환자들 보기 창피하단 말이야.” 이유현의 웃음이 더 깊어졌다. “진짜 다 컸네. 예전에는 나한테 공부 가르쳐달라고 졸졸 따라다니더니, 이제는 이미지도 챙기고.” 정서연은 그의 손을 툭 털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당연하지! 책임감 때문에 어른이 된 거야.” 그녀는 시계를 슬쩍 보더니 말했다. “오빠, 아직 점심 안 먹었지? 나 오늘 오프야. 내가 밥 살게.” “좋지. 근데 이왕이면 삼촌이랑 숙모도 같이 부르자. 오늘 내가 온다는 거 알고 점심 먹자고 하시던데? 너도 오랜만에 얼굴 보여드려.” 이유현이 별생각 없이 말했지만, 정서연의 표정은 순간 굳어졌다. “난... 그냥 패스할게. 나중에 따로 오빠랑만 보자.” “왜? 또 숙모랑 다퉜어?” 이유현이 묻자 정서연은 고개를 떨군 채 말없이 병원 밖으로 걸어 나갔다. 이유현은 그녀 뒤를 따라가며 미간을 좁혔다. “또 냉전 중이야? 아까는 다 컸다더니. 근데 부모님이랑 사이 안 좋은 건 예전이랑 그대로네.” 그 말에 정서연의 걸음이 살짝 멈췄다. 미간이 깊게 좁아진 그녀가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조용히 말했다. “오빠도 예전이나 지금이나... 늘 내 탓부터 하네. 어른들의 말이면 무조건 맞고 나는 늘 잘못한 쪽이라는 거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따뜻했던 공기가 단 몇 마디 말에 차갑게 식어버렸다. 이유현은 잠시 입술을 다물고 있다가, 이내 미간을 풀며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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