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화
“최재현이 차갑게 정서연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 목소리에 정서연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뒤돌아서려고 했다.
하지만 유지안이 본능적으로 그녀 앞을 막아서며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지금 뭐하겠다는 거지? 대낮에 병원에서 그것도 의료진한테 시비라니!”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정서연이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조용히 말했다.
“괜찮아. 너 먼저 가봐. 내가 알아서 할게.”
최재현은 말 그대로 불청객이었다.
그럼에도 정서연은 이 일에 주변 사람들이 휘말리는 걸 원치 않았다.
그런 그녀를 지켜보던 유지안은 최재현의 눈빛에서 불길한 기색을 읽고 조심스레 물었다.
“진짜 괜찮겠어? 같이 있어 줄까? 아니면 보안팀 부를까?”
하지만 집안일이 병원에 알려지는 건 원치 않았던 정서연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그럴 필요 없어.”
유지안은 의심스러운 눈길로 최재현을 한 번 더 훑어본 뒤, 조심스럽게 말했다.
“알겠어.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연락해.”
정서연은 유지안에게 고마운 눈빛을 보내고 나서 그녀가 시야에서 멀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최재현을 마주 봤다.
“아까는 그렇게 신나게 얘기하더니, 내가 오니까 바로 내쫓네? 너도 창피한 건 아는구나.”
최재현은 노골적으로 비아냥거렸다.
정서연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괜한 소문이 할아버지 귀에 들어갈까 봐 그래. 그것만은 피하고 싶었어.”
“또 할아버지 핑계야? 넌 항상 그렇게 말 돌리는 데는 능하더라.”
그의 말투는 점점 거칠어졌다.
“말장난할 생각 없어.”
정서연의 목소리는 차갑게 가라앉았고, 귀찮다는 듯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왜 온 거야, 여기까지.”
최재현의 눈빛이 번뜩이며 분노로 이글거렸고,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느라 이를 악물고 말했다.
“그렇게까지 이혼하고 싶어? 정말 네 뜻대로 될 거라고 생각해?”
정서연은 짧은 침묵 끝에 단호하게 말했다.
“당신이 어떻게 나오든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거야. 괜히 집착하지 마. 난 이혼을 결심한 순간부터 단 한 번도 흔들린 적 없으니까.”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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