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화
“왜 그렇게 싫어하는 거예요...?”
백연은 아주 작게 무언가 중얼거리며 취기가 어린 시선으로 백진우의 얼굴을 빤히 보았다.
백진우는 그 답을 알고 싶어 했지만 그 답이라는 건... 알 수 없었다.
속눈썹이 백연의 눈동자에 그림자를 드리워져 그 표정은 제대로 읽히지 않았다.
정상적인 스토리대로라면 백진우는 착한 부부에게 입양되고 다정한 누나가 그를 친동생처럼 아끼며 그 가족은 화목해야 했다. 마찬가지로 그의 인생도 순탄하게 흘러야 했다.
하지만 문제는 백진우가 이 책 속의 악역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는 비참해야 하고 고통스러워야 하며 끝이 보이지 않는 고난을 겪어야 한다.
백진우가 당연히 흑화하도록 만들기 위해 선량한 양부모는 끔찍한 사고로 사망했고 다정했던 누나는 악마로 변해버렸다.
모든 건 작가가 짜놓은 판이었으니 백진우는 당연히 벗어날 수 없었다.
그게 바로 답이었다.
백연은 술에 취해 있었고 백진우에게 집까지 데려다 달라고 했다.
“내가 어디 사는지 알지?”
그녀는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익숙한 말투로 직설적으로 말했다.
“오늘 밤, 해볼래?”
술기운에 예쁘게 물든 얼굴과 붉어진 눈꼬리가 더더욱 사람을 홀리게 했다.
백진우의 목울대가 한번 움직였고 그녀가 말한 ‘해볼래'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당연히 알고 있었다.
이번에 그는 거절하지 않고 나직하게 대답했다.
“네.”
그는 클럽 매니저에게 먼저 퇴근하겠다고 말한 뒤 유니폼을 벗고 백연과 함께 클럽을 나섰다.
클럽 문을 막 나와 밖에서 차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검은 마이바흐 한 대가 두 사람 앞에 멈춰 섰고 익숙한 번호판을 본 백진우는 미간을 확 구겼다.
차 문이 열리며 안에서 최도영이 내렸다.
여름밤의 후텁지근한 더위에도 불구하고 술에 취해 거의 백진우에게 안기다시피 기대어 있는 백연을 본 순간 최도영의 온몸에서는 차가운 기운이 흘러넘쳤다.
“백연 씨, 이리 와요. 내가 데려다줄게요.”
그는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 대체 이 분노가 어디에서 치밀었는지도 몰랐다.
백진우에게 기대어 있던 백연은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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