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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백연의 눈은 여전히 굳게 감겨 있었고 미간만 살짝 찌푸려졌었다. 고른 숨결은 흐트러져 얼굴에는 비정상적인 붉은기만 올랐다. 흩어진 몇 가닥의 머리카락이 땀에 젖어 뺨에 붙어 있었고 살짝 깨문 입술은 보는 이에게 묘한 충동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뜨거운 숨결이 피부에 스치며 미묘한 떨림을 만들었다. 잠든 그녀의 허리는 가볍게 휘어지고 눈꺼풀이 살짝 떨렸지만 약 기운 때문인지 쉽게 뜨지 못했다. 흐릿한 의식 속에서 그녀는 몸이 거대한 무언가에 감긴 듯한 착각만을 느꼈다. 온몸 구석구석이 짓누르는 듯한 감각에 자신이 통째로 삼켜지는 듯한 기분조차 스쳤다. 미끄럽고 축축하며 어딘가 끈적한 이 공기만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 다음 날, 백연이 눈을 떴을 때 몸에 남았어야 할 흔적들은 말끔히 지워져 있었지만 설명하기 힘든 피로감만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침 식사 중 그녀는 무심하게 말했다. “이상하네, 오늘 아침에 보니까 속옷이 내가 잠들기 전에 입은 게 아니더라?” 맞은편에 앉은 백진우는 표정 변화 없이 태연하게 말했다. “누나 어제 술 취했잖아요. 착각한 걸 수도 있죠.” 백연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아아, 그럴 수도 있겠네.” 핸드폰 화면에는 최도영의 문자가 떠 있었던지라 그녀는 아무 생각 없이 눌렀다. [그냥 최도영 씨가 갖고 있다가 나중에 시간 나면 돌려줘요.] 그녀의 메시지가 전송되자마자 답장이 왔다. [나 지금 시간 돼요.] [내가 안 돼요.] 핸드폰을 내려놓고 그녀는 다시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며칠 동안, 두 남매 사이에는 보기 드물게 평온한 분위기가 흘렀다. 하지만 그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대문 밖에는 호화로운 롤스로이스가 눈에 띄게 멈춰 섰고 번호판마저 존재감을 과시하듯 당당했다. 백연은 입가를 닦으며 밖에 온 불청객을 보자 예상했다는 듯 전혀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생각보다 늦게 왔다고 여길 정도였다. “손님 오셨네. 동생아, 차 좀 우려와.” 백연은 웃으며 말했다. 집에 도우미 아주머니 같은 건 없으니 이런 잡일은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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