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백진우의 날카로운 치아 끝이 백연의 부드러운 손가락 끝을 문지르며 비위를 맞추듯 속삭였다.
“내가 선을 넘었네요, 숙모. 그 말이 맞아요. 내가 내 신분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어요. 삼촌을 질투하면 안 되는 건데. 나는 그저 사람들 앞에 나서지 못하는 불륜 상대일 뿐이잖아요. 당신 옆에 당당히 설 수도 없고 이렇게 좁디좁은 피팅 룸에 숨어 있을 수밖에 없죠.”
백진우의 또 다른 손이 백연의 등을 따라 내려갔다. 그녀의 드레스 앞면은 보수적이었지만 등은 크게 파여 피부가 훤히 드러나 있었다.
그의 손은 차가웠다. 마치 어떤 냉혈한 짐승이 스치는 듯한 위험한 감각이 그녀의 등을 따라 서서히 아래로 움직였다.
백연의 몸이 떨렸고 두 팔이 백진우의 목을 감았다.
그녀의 백옥 같은 얼굴에 긴장이 스며들었다. 이성은 지금은 거절해야 한다고 이렇게까지 위험하게 놀아서는 안 된다고 속삭였다.
“그 사람은?”
백연이 낮게 물었다.
그녀의 귓불을 깨물며 백진우가 말했다.
“나갔어요. 지금은 아무도 못 알아채요.”
그의 입술이 백연의 뺨을 스쳤다. 뜨거운 숨이 서로 얽히고 코끝이 맞닿았다.
백연이 턱을 들어 그의 입술에 스스로 닿았다.
백진우의 눈빛이 순간 흔들리며 그는 몸을 숙여 그 키스를 더 뜨겁고 깊게 만들었다.
그녀의 허리를 움켜잡고 어젯밤 그가 남겨놓았던 키스 자국을 쓰다듬었다.
백연의 머릿속이 순간 하얘졌다.
그가 건드리는 곳마다 뜨겁게 달아올라 전류처럼 자극이 스며들었다.
그러다 갑자기 좁은 공간 안에 아주 가벼운 지퍼 소리가 또렷하게 울렸다.
백진우가 백연의 손을 붙잡으며 속삭였다.
“누나, 약혼반지 더럽혀지는 거 아니에요?”
소년 특유의 낮고 깊은 목소리에 장난스러운 악의가 섞여 있었다.
그의 눈동자도 점점 붉게 물들어갔다.
백연은 힘을 더 주었고 귓가에서 가벼운 웃음이 흘렀다.
“누나, 살살해요. 아니면 상처 나요.”
충성과 사랑을 상징하는 약혼반지를 막 끼게 된 첫날인데 그 손은 이상한 곳에 쓰였다.
백연은 속으로 투덜거렸다.
‘악당 같은 놈, 정말 갈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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