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화
백연은 주재현의 뺨에 살짝 입을 맞췄다.
“고마워요, 여보.”
두 사람 뒤에 서 있던 백진우의 시선은 깊고 어둡게 가라앉았다.
눈동자 속에는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듯한 파괴의 충동이 미친 듯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약혼반지를 고른 뒤 백연은 고급 브랜드의 드레스 숍으로 이동했다.
허리와 아랫배에 남아 있는 붉은 자국이 아직 사라지지 않아 그녀는 조금 더 보수적인 디자인의 드레스를 몇 벌 골라 갈아입었다.
“여보, 저는 이게 제일 예쁜 것 같아요. 당신은 어때요?”
백연은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주재현 앞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흩날리는 치맛자락 사이로 눈부시게 하얀 다리가 어렴풋이 드러났다.
주재현의 시선은 자연스레 그녀의 허리로 떨어졌다.
그녀의 허리는 가늘고 부드럽고 손에 잡힐 듯 아찔했다.
“네, 예뻐요.”
그가 나직이 말했다.
직원도 아낌없는 칭찬을 보탰다.
“두 분은 정말 잘 어울리세요. 완전 천생연분 같아요.”
직원의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둘의 외모는 압도적일 만큼 빛났고 함께 서 있는 것만으로도 그림 같았다.
함께 들어온 백진우 역시 잘생겼지만 분위기가 어둡고 음기가 서려 있어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웠다.
직원의 말이 끝나자마자 백진우가 차갑게 말을 던졌다.
“누나는 젊고 예쁘잖아요. 아쉽게도 삼촌은 나이가 좀 많아서 둘이 나란히 서 있으니까 아빠와 딸 느낌이 나죠. 전혀 안 어울려요.”
말문이 막힌 직원은 순간 표정이 굳어버렸다.
이 사람은 일부러 분위기 망치려고 온 게 분명했다.
주재현은 차갑게 백진우를 흘겨보며 말했다.
“어울리는지 아닌지는 네가 정하는 게 아니야.”
서둘러 말을 끊으며 백연이 말했다.
“그만해요. 저는 다른 것도 입어볼게요.”
그녀는 치맛자락을 들어 올리며 피팅 룸으로 들어갔다.
그때 주재현의 휴대폰이 울렸고 발신자를 본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매장 밖으로 걸어 나갔다.
잠시 후 백진우가 직원을 불렀다.
“저기 혹시 차 한 잔 더 부탁드려도 될까요?”
갑자기 예의를 갖춘 그의 태도에 직원은 얼른 대답했다.
“네! 바로 가지고 오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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