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화
밤이 되자 백연은 결국 옆방으로 가서 잠을 잤다.
재력도 좋고 물리적 조건도 크다는 부분에서 그녀는 이런 소설들이 남주에게 집착하는 무언가가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진지하게 의문이 들었다.
과장이 너무 심했고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다.
다음 날, 약혼식.
겉으로 보기에는 대충 열린 연회처럼 보여도 손님들은 여전히 붐볐다.
분장실에서 백연은 정교한 화장을 하고 새하얀 드레스로 우아하고 고귀한 분위기를 뽐내고 있었다.
연회장으로 나가려 준비하던 순간 문이 열렸다.
반듯한 정장 차림의 백진우가 들어왔고 그는 입꼬리를 희미하게 올리며 말했다.
“누나, 오늘 바라던 걸 이루게 된 거 축하해요.”
백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여긴 네가 올 곳이 아니야.”
그녀는 몸을 옆으로 틀어 그를 지나치려 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분장실 문이 닫히더니 백진우가 백연의 손목을 움켜잡아 그녀를 문에 밀어붙였다.
“누나 왜 이렇게 서둘러 가려고 해요?”
그는 허리를 굽혀 턱을 그녀의 목덜미에 파묻으며 애교 섞인 친밀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누나가 곧 다른 남자랑 약혼한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아파요.”
그의 입술이 백연의 가느다란 목선을 스치며 지나갔다.
백연은 차갑게 얼굴을 굳혔다.
“백진우, 이거 놔.”
하지만 그녀의 손목을 죄던 백진우의 힘은 오히려 더 강해졌다.
오늘 안경을 쓰지 않은 그의 얼굴, 그 길고 여우 같은 눈동자에는 잔인한 빛이 어른거리고 있었다.
백진우는 그녀의 귀가에 대고 여전히 부드러운 어조로 물었다.
“누나, 그 사람하고 같이 살려고 집에 들어갔다면서요. 같이 잤어요?”
백연의 몸이 순간 굳어지는 걸 느끼자 그는 이를 살짝 갈았다.
그리고 손을 뻗어 그녀의 드레스 지퍼를 잡아 내리더니 하얗고 넓게 드러난 피부를 바라봤다.
그는 숨을 잠시 멈추고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
이어지는 통증에 백진우가 물어뜯고 빨아 남긴 자국들이 피부 위에 얼룩처럼 퍼졌다.
짝.
백연은 그의 손을 뿌리치고 벗어나며 백진우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
그녀는 얼음장 같은 눈빛으로 말했다.
“동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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