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백연 씨, 동생분은... 꽤 얌전하지 않은 모양이네요.”
도발을 받은 최도영은 금방 상황을 파악했다. 저 녀석이 왜 자신에게 적개심을 품는지 이제야 감이 온 것이다.
날카로운 그윽한 눈매에는 비웃음이 스치고 시선이 온몸이 엉망인 백진우에게 가서 꽂혔다.
백진우는 그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내며 얇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이 남자, 눈빛이... 백연과 똑같네.’
자신의 비천함도, 수작도, 초라한 바닥까지도 모조리 꿰뚫어 보는 그런 눈빛이었다.
남자는 입꼬리를 씩 올려 아주 악랄하게 웃었다.
“일부러 날 이쪽으로 불러내서 네 상처를 보여주고... 남매 사이에 뭔가 있다고 내가 착각하게 만들려고 한 건가?”
‘오늘 온 보람이 있어. 아주 흥미롭네.’
최도영은 여유롭게 비웃음을 이어갔다.
“내가 오해해서 화내고 떠나면, 넌 양자인 신분을 핑계 삼아 계속 여기 붙어 있으면서 백연 씨 근처에 오는 사람은 전부 이런 식으로 쫓아내겠지? 뭐, 넌 백연 씨가 좋다거나 그런 건 아니겠지. 노리는 건 백씨 가문의 재산이고. 보육원 출신에게는 노력보다 재산을 꿀꺽하는 게 훨씬 쉽잖아.”
그의 말에 백진우는 주먹을 꽉 쥐었다.
‘이 사람... 꽤 노골적으로 이간질하네.’
그럼에도 백진우는 차분하게 되받아쳤다.
“지금 우리 남매 사이를 이간질해서 갈라놓으려는 거예요? 저 같은 버려진 아이를 입양해 키워주신 건 당연히 큰 은혜라고 생각해요. 목숨을 걸어서라도 갚는 게 당연하죠. 그래서 두 분이 돌아가신 뒤, 이젠 제가 누나를 지켜야겠다고 생각했고, 누구에게도 다치거나 속지 않게 지켜주기로 다짐했어요.”
“그런데 첫 방문부터 저랑 누나 사이를 갈라놓고 누나한테 저를 내쫓으라고 부추기네요. 대체 목적이 뭔가요?”
백진우는 최도영의 말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말을 이어갔다. 몸에서 떨어진 물방울은 상처를 따라 흘러내리며 바닥에 떨어졌다.
최도영은 혀를 찼다.
“쯧.”
‘이 남매는... 말발 하나는 참 만만치 않네. 이 둘을 말발로 이길 사람은 흔치 않을 거야.’
최도영은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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